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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07 09:00:00, 수정 2019-11-07 11:46:42

    [SW포커스]“제가 할게요” 유도훈 감독의 마이크, 김낙현이 찬다면?

    •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무엇이든지 처음에 하는 게 좋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전자랜드 라커룸에는 낯선 장비가 설치돼 있다. 출입문 바로 옆에는 조그마한 촬영용 카메라, 내부 화장실 입구 바로 옆에는 스탠드형 마이크가 세워져 있다. 모든 것을 감시하는 ‘빅브라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유도훈(52) 전자랜드 감독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다. 라커룸 내에서 유 감독이 주도하는 모든 대화와 행동을 녹화한 뒤 방송사에서 편집해 짧은 토막 영상으로 포털에 게재한다.

       

       유도훈 감독은 수년간 프로농구에서 많은 유행어를 생산했다. 이른바 ‘신명호는 놔두라고’를 비롯해 지난해엔 외국인 선수만 바라보고 패스하려는 국내 선수들을 보고 ‘떡 사세요’라는 표현까지 흘러나왔다. 경기 중 혹은 작전타임에 무의식적으로 선수단에 뱉은 말이 워낙 절묘하고 유쾌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올해 경기 중 마이크 착용까지 도전하고 있다. 전자랜드 구단도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 감독의 선택을 지지했다.

       

       대중의 반응도 좋다. 관련 영상들은 여러 커뮤니티에서 공유된다. 유 감독의 직업을 모르는 사람들도 길거리에서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척을 할 정도다. 농구팬들뿐 아니라 농구 자체와 거리가 먼 사람들도 유 감독의 언변에 재미를 느낀다. 농구가 배경으로만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간 계속 급감하던 관중수와 시청률을 고려하면 이만한 촉매제도 없다. 유 감독이 출발을 끊은 ‘노출’이 분명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다.

       

       정작 유 감독은 자신의 영상을 따로 모니터링하지 않는다. 주변으로부터 영상에 대한 반응을 주워듣기만 할뿐 직접 찾아보거나 재생하지 않는다. 유 감독은 “내가 스타트를 끊고 반응이 좋으니 이제 선수들이 마이크를 찰 차례다. 미국프로농구(NBA)처럼 선수들끼리 하는 말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경기 전에 무엇을 준비하는지, 이기고 졌을 때 어떤 분위기인지 등 선수들도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나가야 한다. 시대가 바뀌었고 지금 세대는 선수들이 더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 감독의 마이크는 누구에게로 넘어갈까. 김낙현(24)은 조심스레 의사를 내비쳤다. “내가 마이크를 찼으면 좋겠다. 정말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김낙현은 “감독님이 항상 선수들을 혼내시는데 우리도 우리만의 생각이 있으니까. 우리도 마이크를 통해 얘기하는 게 만들어진다면 팬들도 재미있을 것이고 감독님도 나중에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 여러모로 좋은 면이 많을 것 같다”고 웃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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