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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04 18:07:47, 수정 2019-11-04 18:07:46

    특약매입 개정안, 백화점 ‘코세페 불참’ 카드에 늦춰졌다?

    공정거래위원회 ‘판촉비 갑질 근절’ 내년 1월 1일로 미뤄 / 업계 “개정안 시행시 영업이익 25% 줄어… 세일 안 할 것”
    • [정희원 기자] 11월 1일부터 시작된 국내 최대 쇼핑행사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백화점들도 참여했다. 당초 불참을 고려하던 큰 형님들의 마음을 바꾼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크다.

      공정위는 최근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 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 개정안’(이하 특약매입 지침)에 대한 결정을 내년 1월 1일로 미뤘다.

      우선 특약매입이란 대규모유통업자(매장 면적이 3000㎡ 이상이거나 연매출이 1000억원 이상인 유통기업)가 입점업체로부터 반품이 가능한 조건으로 상품을 외상 매입한 뒤 판매 수수료를 뺀 대금을 주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외상 매입한 상품의 소유권은 대규모 유통업체에 있지만 상품 판매·관리는 입점업체가 모두 담당한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열리는 백화점 내부 모습

      이는 백화점·아울렛 행사에서 ‘가격할인’ 행사를 할 때 대규모 유통업체에서 최소 절반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라는 의미다. 현재는 백화점 납품업체가 세일을 통해 할인한 물건 값의 차액을 대부분 부담했는데, 앞으로는 이를 백화점과 반반 나누라는 것이다. 이는 판촉 행사 시 납품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업계의 갑질을 근절하겠다는 공정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정위는 특약매입 거래에서 판매되지 않은 상품을 백화점이 납품업체에 반품할 수 있다는 조건에 주목해 개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이 납품업체에게 판촉비 등을 부당하게 떠넘길 가능성이 높은 거래 형태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납품기업이 그렇다고 해서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백화점도 납품업체의 입점 수수료율을 낮춰주며 부담을 덜어줘 왔다.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 시행일은 2020년 1월로 유예됐지만, 벌써부터 백화점 업계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재 백화점의 매출의 약 72%는 특약매입거래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새로운 특약매입 지침을 적용해 세일에 나섰다고 가정한 경우, 주요 5개 백화점의 연간 영업이익은 25%나 줄어들었다. 만약 세일을 하지 않으면 이익 감소폭은 7%에 그친다고 밝힌 바 있다. 백화점 업계가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을 시행하면 차라리 정기 세일을 안 하고 말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최대 행사인 코세페에 참가한 것도 이같은 차원으로 알려졌다. 특약매입 지침 개정이 미뤄졌으니 예의상 이름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백화점들은 코세페에서 눈에 띄거나, 파격적인 이벤트를 내놓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도 코세페를 두고 ‘그냥 백화점 단순 세일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불공정거래가 있다면 이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공정위가 업계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무대뽀’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게 부담”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는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에 강제성은 없다고 하지만, 정작 이를 어기거나 백화점이 기존 원칙을 고수할 경우 공정위로부터 직권조사를 받고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가하는 백화점 리스트

      공정위는 이같은 반응에 개정안에 입점업체가 자발적으로 요청해 차별화되는 판촉행사를 실시할 때에 상호 협의를 통해 분담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 하지만 백화점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예외 규정을 두고 백화점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듯한 움직임은 보였다고는 하지만, 해석의 기준이 모호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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