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시선] ‘충동성’ 짙은 연예인 자살, ‘악플 방지’가 대책일까

입력 : 2019-10-15 19:50:30 수정 : 2019-10-15 21:29:55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고(故) 전미선에 이어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까지 극단적인 선택으로 비보를 전한 가운데 이들 모두 활발하게 활동해왔고, 예정된 일정에 앞서 ‘충동적인 선택’을 했다는 공통점으로 안타까움을 더한다. 일각에서는 ‘악플 금지법’과 ‘댓글 실명제’ 등 다양한 주장도 나오지만, 뾰족한 묘수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 6월 29일 전미선은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전북 경찰 측 관계자는 스포츠월드에 “자살이맞다. CCTV를 확인한 결과 전미선 씨의 방에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목을 메단 채 숨져 있었다. 어떤 타살 흔적도 없고, 유서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미선의 사망은 그가 생전 영화 행사와 연극 무대를 성실히 준비해온 터라 더욱 의문을 낳았다. 전미선은 사건 당일로부터 일주일 전에 영화 ‘나라말싸미‘의 행사에 참석했고, 사망한 당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무대를 위해 전주를 찾았다가 충동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설리도 역시 전미선의 사망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사망 전날인 13일에 “그 고백 받아주겠어”라는 글과 함께 특정 브랜드로부터 선물을 받은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설리는 주먹을 쥐고 우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고백받았다’라는 문구를 적어 익살스러운 모습을 자랑한다. 게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페르소나2’로 연기에 복귀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연예계 관계자는 “대중에게 공개한 모습과 실제 보여준 행보들로 판단하면, 죽음을 짐작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 더욱 황망함을 더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응급실을 찾은 사람 10명 중 9명은 미리 계획하기보다 충동적으로 죽음을 결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수행한 42개 병원 내원자 1만 2264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 분석 결과, 자살시도자 대부분은 충동적이었다. 계획적이었는지 충동적이었는지를 묻는 항목에 9099명의 응답자 가운데 88.9%인 8088명이 ‘충동적으로 시도했다’고 답했고, 계획적 시도자는 불과 11.1%인 1011명이었다.

 

 

연이은 사망 소식에 누리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충동성이 짙은 자살의 성격 탓에 다른 연예인들도 피해 우려가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악플 금지법’, ‘댓글 실명제’등 악플 방지를 해결책으로 주장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악플법’을 만들어야 한다”, “악성 댓글을 이용해 돈을 버는 포털사이트들도 책임지게 해야 한다“라거나 “설리뿐 아니라 태연, 아이유, 수지, 현아 등 많은 연예인이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댓글 실명제’라도 해서 악플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전미선의 소속사 측은 사망의 이유로 악성 댓글이 아닌 고인이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음을 고백했다. 설리 역시 뚜렷한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악플’로 세상을 영면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악플 방지’를 기본으로 연예인들의 자살을 막을 수 있는 뚜렷한 예방책은 없을까.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 A씨는 “회사마다 트레이닝 시스템이 다르긴 하지만, 요즘은 강사들을 초빙해 인성 및 심리 교육을 진행한다. 소속 연예인들이 악플에 관해 상처받지 않도록 회사와 의논한다. 이마저도 규모가 큰 회사만 가능한 일”이라며 “악플을 막는다고 막아지지 않을 뿐더러 연예인들의 우울감이 호전되는지는 미지수기 때문에 소속사 차원에서도 뚜렷한 방법은 없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시스템이 정교하게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 B씨는 “심리 상담이 주기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도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 한해 회사에서 따로 요청해서 상담을 잡거나, 힘들어 보이는 아티스트들에게 넌지시 권하는 게 전부”라고만 했다.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JTBC ‘악플의 밤’ 방송화면 캡처, 세계일보DB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