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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의 발작적 웃음, 턱관절 장애 유발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10-15 18:56:51 수정 : 2019-10-15 18: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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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는 ‘조커’의 흥행으로 시끌벅적하다.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 조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소시민이었던 그가 왜 악당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진지하게 조명함으로써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히어로 영화로서는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는 점도 흥행의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무거우면서도 비극적이다. 주인공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을 매일 몇 종류씩 챙겨먹을 만큼 힘든 삶을 살아가면서도 홀어머니를 지극히 모시는 코미디언 지망생이다. 아서는 ‘세상에 즐거움을 주겠다’는 목표를 이루려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약자를 향한 비웃음과 냉대 그리고 폭력뿐이다. 배려심 없는 사회 속에서 감정이 메말라가던 그는 자신을 공격하던 취객들을 상대로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점차 악의 화신으로 변해간다.

자생한방병원장

조커의 트레이드마크이자 극 중에서 자주 듣게 되는 그의 날카로운 웃음소리에 대한 기원도 밝혀진다. 아서가 앓는 특별한 질환이 그 원인으로, 갑작스레 감정의 동요가 생기면 발작처럼 웃음이 터지는데 이 웃음은 그가 안정을 찾기 전까지 멈추지 않는다. 아서는 그럴 때마다 손으로 턱을 감싸 쥐거나 이를 악물고 버텨보지만 끝내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지 못해 상당히 괴로워한다.

웃음은 건강을 위한 최고의 명약이라 일컬어지지만 아서의 원치 않는 웃음은 되려 그의 건강을 더욱 해치고 있었다. 상황에 맞지 않는 웃음보로 인해 아서가 맞닥뜨리는 주위 사람들의 모멸찬 시선은 그의 마음을 더욱 우울하고 병들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입을 크게 벌려 지속적으로 웃는 행동, 손을 사용해 벌어지는 턱을 억지로 닫으려 하거나 이를 악무는 등의 버릇도 스트레스를 키우고 턱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안겼을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구강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는 안면 근육을 수축시켜 턱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게 해 턱관절에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 턱관절은 두개골, 척추와 연결돼있는 만큼 이곳을 지나는 혈관과 신경이 많아 장애가 생겼을 경우 두통,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이 쉽게 나타난다.

이같은 턱관절장애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턱을 여닫을 때 통증이 생길 뿐만 아니라 턱관절 운동의 중심축이 되는 척추의 배열까지 흐트러뜨려 전체적인 척추 균형이 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아서는 길을 걸을 때 고개를 구부정하게 앞으로 내밀고 양 발을 끌듯이 뒤뚱뒤뚱 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의 걷는 습관도 턱관절장애에서 비롯된 도미노 현상은 아니었을지 생각이 미친다. 한 가지 증상이 방치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전체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조커를 감상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영화 속 누구 하나 그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거나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 건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이의 도움 없이 혼자서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살필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 연구들을 통해 수 차례 증명된 바 있다. 그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료해주고 공감해주려는 이가 있었다면 아서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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