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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0-14 13:00:00, 수정 2019-10-14 14:50:43

    [SW인터뷰]“야구도, 뉴스도 못보겠더라” 구창모는 세 번 울었다

    •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국가대표 유니폼 보는 게 너무 힘드네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복사근 부상을 당했을 때 구창모(22·NC)는 이를 꽉 물었다. 복귀해선 비시즌동안 흘린 땀의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어느 때보다 다부졌던 각오는 구단 최초 좌완 10승이란 기록으로 이어졌다. 국가대표 예비 60인 엔트리에 들었다. 잠실야구장 복도에서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정장을 맞췄다.

       

      꿈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정규시즌을 마치기 직전 정밀검사를 했는데 허리 피로골절 소견을 받았다. 이전 검사에선 단순 근육통 진단이었는데 상태가 악화됐다. 팀의 가을야구를 함께 하지 못했다. 학생 시절부터 가졌던 ‘몸은 깨끗하다’라는 자부심도 깨졌다.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천안 본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TV로 지켜봤다. 팀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중 집에 있는 본인에게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다.

       

      가슴속 ‘K’도 물 건너갔다. 김경문호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지만 합류할 수 없었다. 가보로 남기겠다던 국대용 정장도, 유니폼도 입을 수 없다.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직후 우상 양현종에게서 ‘축하한다. 몸은 어떠니’라는 메시지가 왔는데 허리 때문에 갈 수 없다고 답장을 보냈다. 대표팀에 합류해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을 따라다니며 이런저런 노하우를 물어볼 생각에 가득했던 설렘도 씁쓸한 좌절감으로 바뀌었다. 구창모는 또 한 번 울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보던 뉴스와도 거리를 뒀다. 팀 동료인 양의지와 박민우의 인터뷰를 주의 깊게 보면서도 국대 유니폼을 입은 동료들의 사진을 보는 게 쉽지 않았다. 미련을 버리자고 되뇌면서도 유니폼 사진만 보면 마음이 아팠다. ‘구창모 대체자’란 표현만 봐도 가슴이 아렸다. 국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상상하는 자신이 싫은 마음에 휴대폰 전원도 수차례 껐다. 설렘이 좌절로 바뀐 뒤 구창모는 세 번이나 눈물을 쏟았다.

      마음의 회복 속도가 더뎠다. ‘이미 지난 일’이라고 최면을 걸어도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슬픔’이란 감정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짧은 기간에 꿈이 하나하나 무너질 때마다 정말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이겨내기가 힘들더라”라고 운을 뗀 구창모는 “지금도 자기 전에 잠이 잘 안온다. 정장과 유니폼을 맞출 때 그 설렘이 물거품이 되니까 아침에 일어나도 공허한 감정만 남는다. 뉴스도 도저히 못보겠더라”고 털어놨다.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책하기도 수차례다. 그보다 마음 한켠에 자리한 건 죄 의식이다. 구창모는 “모든 형들이 나를 밀어주고 도와줬는데 가을야구엔 함께 가지 못했다. 믿고 뽑아주신 김경문 감독님 얼굴도 제대로 뵙지 못했다”며 “9월까지 좋은 일만 가득했다면 2주 사이에 죄송한 일이 더 많아졌다. 오롯이 내 잘못으로만 주변인들에게 폐만 끼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낸 구창모는 일 년 중 야구열기가 극에 달한다는 가을에 차디찬 시련을 맞았다.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에요. 이제 몸 관리에 대해서 신경 쓰는 계기가 생겼어요. 언젠가 올해와 같은 기회가 또 온다면 꼭 잡을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습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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