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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B다이어리] 김현수 향해 누가 돌 던지랴

입력 : 2019-10-14 05:18:00 수정 : 2019-10-14 09: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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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영준 기자] 가을야구 징크스에 허덕였다고 김현수(31·LG)를 과연 비난할 수 있을까.

 

김현수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6(17타수 3안타) 2타점의 쓸쓸한 기록만 남겼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가을야구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4번 타자의 부진에 LG 역시 1승3패를 기록하며 2019시즌의 막을 내려야 했다.

 

LG 탈락의 화살은 김현수에게 쏠렸다. 기회마다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특히 4차전은 아쉬웠다. 2회 4-2로 역전한 가운데 1사 만루에서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고, 이는 1루수와 포수를 오가는 3-2-3 병살타로 연결됐다. 추가점 찬스를 놓쳤다. 4회에도 마찬가지. 정주현의 3루타와 키움 실책을 묶어 5-3으로 앞서갔다. 여기에 오지환의 안타까지 2사 2, 3루의 기회였다. 하지만 김현수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점 득점에 실패했다.

 

타격감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잘 맞은 타구가 모두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장에 가장 먼저 나와 타격 훈련을 하기도 했다. 스스로 가을야구 징크스를 무너트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고, 비난의 소용돌이에 빠져야 했다.

김현수가 부진한 것은 ‘팩트’이다. 하지만 김현수가 없었다면 LG의 가을야구도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김현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526타수 160안타) 홈런 11개 82타점 75득점으로 활약했다. 장타율 0.437, 출루율 0.370을 기록했고, 득점권 타율도 0.329로 중심 타자로서 제 몫을 다했다.

 

모든 지표에서 팀 최고였다. 우선 LG 타자 가운데 140경기 이상 출전한 타자는 김현수가 유일하다. 선두 타자 이천웅(613타석) 다음으로 많은 타석(595)에도 들어섰다. 그만큼 성실했고, 몸 관리를 잘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팀 타점 1위, 안타 2위, 득점 2위, 타율 3위, 홈런 4위를 기록했다. 세부 지표도 상위권이다. OPS(장타율+출루율) 1위, 출루율 2위였다. 타석당 삼진 비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가장 낮았다.

 

부담감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4번 타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외국인 타자 페게로의 득점권 타율이 0.277(시즌 타율 0.313)이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수비에서 상황에 따라 1루수와 좌익수를 오갔다. 실제 김현수는 올 시즌 3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333(291타수 97안타) 홈런 9개를 기록했다. 반면 4번 타자로 나설 때 타율 0.269(234타수 63안타) 홈런 2개에 그쳤다.

물론 고액 연봉자에 팀 중심 타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런 부분은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비난은 아니다. 김현수는 팀을 위해 4번으로 나섰고, 수비도 2개 포지션을 겸임했다. 정규리그 내내 활약하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그리고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부분도 인정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김현수는 LG 유니폼을 입은 뒤 팀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리더로 충분한 역할을 해줬다. 고참과 어린 후배 사이에 가교 구실은 물론이고, 팀이 뭉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도모했다. 팀에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을 해소해줬다. 이런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부인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류중일 감독이 끝까지 김현수를 지지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과연 비난의 돌을 던질 수 있을까.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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