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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정상일 감독의 애타는 속내 “내가 신이라면…”

입력 : 2019-10-14 07:00:00 수정 : 2019-10-13 14: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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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제가 신은 아니잖아요.”

 

정상일(52) 감독은 지난 4월 신한은행 지휘봉을 잡은 순간부터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추락한 명가와 2019~2020 예상 순위 최하위 등 각종 비아냥에도 웃음으로 맞받아쳤다. 소방수라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았음에도 대외적으론 여유 있는 모습을 강조했다. 미디어데이에선 “어느 팀을 팰지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사실 정 감독이 느끼는 신한은행은 외인구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을 꼴찌로 마친 뒤 구단 자체를 뒤엎었다. 구단과 체육관 명칭을 제외하고 모든 요소가 바뀌었다. 선수단 구성은 물론 감독, 코칭스태프, 운영지원팀, 그리고 프런트까지 새로운 얼굴들이 팀을 이뤘다. 행정적인 업무는 정 감독의 책무가 아니지만 전체를 감독해야 하는 일 역시 정 감독의 몫이다. 리빌딩뿐 아니라 농구단 자체 리모델링까지 책임져야 하는 수준이다.

 

선수들의 호흡이라도 좋았으면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한 번에 다섯 명이 은퇴를 선언했고 FA로 김이슬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강계리가 이탈했다. 지난해 주전 라인업 모두가 부상에 허덕인 탓에 비시즌은 재활에만 힘썼다. 공식 훈련을 처음 시작하던 날 온전히 훈련에 참여한 선수는 열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가 맨투맨으로 붙어 일대일 과외처럼 운용이 가능했을 정도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차치하고 함께 공을 만져볼 시간 자체가 많지 않았다. ‘광’ 김단비도 이제 러닝 훈련을 시작했다.

 

“기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아서 말은 강하게 했지만 정말 속은 타들어간다. 개막이 벌써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운을 뗀 정 감독은 “외부에서 모두 나를 ‘소방수’라고 하면서 신한은행을 일으켜 세운다고 하는데 이게 맞는 건가 싶다. 내가 신이라면 그게 단번에 가능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신은 아니지 않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코칭스태프와 매일 밤마다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면서 최선의 방향을 찾고 있다. 정 감독은 “아직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 확실히 전체 선수들이 부상에 허덕인 탓에 훈련량이 부족했다”며 “농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이들이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폭풍우 속에서 출항한 정상일호가 시즌 말미엔 어디에 정박할 수 있을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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