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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승부처 돋보기] 차우찬도 커쇼도… 선발의 불펜 전환, 결국 ‘독’이었다

입력 : 2019-10-11 05:13:00 수정 : 2019-10-11 11: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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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영준 기자] 선발투수의 불펜 투입은 결국 ‘독’이었을까. 키움은 LG가 던진 승부수 ‘불펜 차우찬’을 공략하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준플레이오프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키움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LG와의 ‘2019 신한은행 KBO리그 MY CAR’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 4차전에서 조상우를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친 중간 계투진의 지키는 야구와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맹타를 휘두른 박병호를 앞세워 10-5로 승리했다. 이로써 2승 뒤 1패를 안았던 키움은 4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최종 3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키움은 오는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지는 정규리그 2위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선다.

 

승부처는 6회초였다. 3-5로 끌려가던 키움은 6회초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류중일 LG 감독은 여기서 승부수를 던졌다.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1자책)으로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던 차우찬을 불펜 투수로 내세웠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승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였다.

 

장정석 감독도 승부수를 맞받아쳤다. 송성문을 대신해 박동원을 대타로 내세웠다. 양 팀 벤치에서는 숨 가쁘게 사인을 냈다. 차우찬은 1구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바깥쪽으로 완전히 빠졌다. 숨을 고른 차우찬은 2구 역시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실투였다. 131㎞ 구속에 구질의 변화도 밋밋하게 형성해 바깥쪽으로 흘러갔다. 박동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결대로 밀어쳐 좌중간을 꿰뚫었다. 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5-5 동점이 됐다.

 

아쉽다. 결과론적이지만, 체인지업을 선택한 부분이 화를 불렀다. 차우찬은 2차전에서 단 1개의 체인지업도 던지지 않았다. 못 던지는 구종은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수다. 다만 분명한 강점이 있기 때문에 굳이 체인지업을 던질 필요가 없었다.

 

차우찬은 앞선 2차전에서 보더라인에 걸치는 빠른 직구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바탕으로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간간이 던지는 포크볼까지 조화를 이뤘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MVP로 이름을 올린 박병호와의 2차전 상대에서 브레이킹볼을 내세워 3연속 삼진을 잡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불펜 등판 때는 체인지업을 시도했다. 상대 분석 등을 고려해 선택한 구종이었지만, 피로도 때문인지 밋밋했다. 선발 등판에 맞춰 한 시즌 동안 루틴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러한 단기전 변화가 충분히 어색할 수 있었다. 결국 이 공 하나에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기세를 탄 키움은 이후 대거 5득점을 쏟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류중일 감독 입장에서는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선발 임찬규가 일찌감치 무너졌고, 이에 진해수를 올려 초반 위기를 틀어막았다. 이어 불펜 김대현 역시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1∼3차전을 치르면서 불펜에 대한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차우찬은 그걸 풀어줄 유일한 존재였다.

 

이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LA 다저스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19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선발 클레이튼 커쇼를 불펜으로 내세웠다. 이 역시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백투백 홈런을 맞았고, 팀은 무너져 가을야구를 접었다. 이 역시 선발투수의 불펜 투입이 ‘독’이 된 경기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잠실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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