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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9-24 23:06:39, 수정 2019-09-24 23:06:41

    폐경 후 다시 시작된 생리… ‘자궁내막암’ 신호일수도

    • [정희원 기자] 여성에게 생리는 평생 귀찮은 존재이지만, 막상 완경 시점에 다다르면 생리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으로서의 삶의 한 장’을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시원섭섭한 것.

       

      한국여성은 대체로 12세에 초경을 시작해 49~51세에 폐경을 맞는다. 1년에 평균 65일, 평생 3000일을 생리기간으로 지내는 셈이다. 이는 일생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미 생리가 끝난 폐경이 지난 후 갑자기 질 출혈이 발생할 때다. 이는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일종의 ‘사인’이지만, 대다수 여성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심지어 질출혈을 가임력이 되살아난 신호로 받아들여 젊어진 느낌까지 받는다고 기뻐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폐경 후의 비정상적 질출혈은 가볍게 봐서는 안 될 문제다. 무엇보다 최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자궁내막암’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암은 태아 착상에 필요한 자궁 안쪽 벽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폐경기가 지난 55~60세에서 호발한다. 아직 국내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부인암 중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한다.

       

      이정훈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의 한국여성은 서구화된 생활양식으로 비만율이 높아졌고, 영양상태가 개선되며 초경 연령이 빨라지는 반면 폐경 연령은 늦어질 뿐 아니라, 임신·출산이 줄어 에스트로겐에 비교적 오래 노출되다보니 과거에 비해 자궁내막암 발생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폐경 1년 후 갑작스런 생리? ‘비정상적 질출혈’

       

      문제는 자궁내막암은 폐경 이후 비정상 질출혈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에 따르면 완경 이후 생리가 시작되는 경우 ‘비정상적 질출혈’로 봐야 한다.

       

      그는 “우선 1년 이상 생리가 없어야 ‘완경’으로 볼 수 있다”며 “아직 몇 개월에 한번씩 생리가 이어진다면 폐경이 아닌 갱년기 이행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갱년기 이행기는 1~2년 정도 지속된다”며 “하지만 완전히 생리가 멎은 지 1년이 지난 완경 상태에서 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건강보조식품·약물 등이 원인으로 질출혈 생기기도

       

      김하정 원장은 “완경 이후 비정상적 질출혈이 나타났다고 해서 100% 암이라는 것은 아니다”며 “갱년기 증후군을 완화하기 위해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과하게 복용하거나, 자궁내막암이 되기 전 ‘내막증식증’이라는 양성질환이 생겨도 출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막증식증이나 내막용종 같은 양성 질환일 경우 자궁경하 내막소파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교수는 다만 “질출혈이 나타났다고 해서 난소에서 배란이 발생해 다시 임신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자궁내막암 여성 90%, 완경 후 질출혈 경험

       

      이같은 특정 요소에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질출혈이 나타났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정훈 교수는 “폐경 여성에서 자궁내막암을 시사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질출혈”이라며 “자궁내막암 환자의 90%에서 질출혈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밖에 정기검진시 시행된 자궁경부암 세포진검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김하정 원장은 “초기 자궁내막암일 경우 자궁절제술로 완치될 수 있다”며 “이는 다른 부인과암과 달리 초기일 경우 추가 치료 없이 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고, 다른 암종에 비해 재발률이 낮고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다만 자궁내막암은 수술 후 정확한 병기를 알 수 있는 ‘수술적 병기’를 사용하는 질환이다. 이정훈 교수는 “수술 후 자궁내막암 초기 병기(stage IA)로 진단된 경우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라며 “자궁내막암은 부인암 전문가가 적절한 수술을 시행해야만 정확한 병기를 알 수 있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보조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암일지도 몰라’ 겁먹으면 치료 예후 나빠져요

       

      간혹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정말 암으로 진단받을까봐’ 무서워서 검진을 피하거나 거부하는 여성이 적잖다.

       

      김하정 원장은 “폐경 후 질출혈의 원인은 다양하며, 암이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검사를 받은 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교수는 “다행히 자궁내막암은 치료 성적 나쁘지 않다”며 “오히려 검사를 미뤄 자궁내막암의 병기가 높아지거나, 분화도가 나쁘거나, 자궁경부를 침범했거나, 점점 나이가 더 들 경우 예후가 나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경 후에도 질출혈 여부나 통증에 상관없이 정기검진을 통해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게 가장 좋은 부인암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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