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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소재 ‘B급 며느리’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09-10 18:37:23 수정 : 2019-09-10 18: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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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시댁에) 안 갔어요. 그래서 완벽한 추석을 보냈죠. 너무 좋아요.”

영화 ‘B급 며느리’가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첫 대사다.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는 당찬 며느리.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모든 며느리들이 한번쯤 꿈꿔보는 로망이 아닐까.

자생한방병원장

지난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B급 며느리는 감독이 자신의 아내인 김진영 씨의 모습을 그대로 영상으로 담아 만든 작품이다. 대한민국 며느리들이 겪어온 불합리에 맞서는 진영과 그런 며느리를 못 마땅히 여기는 시어머니, 그리고 중간에서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 고생하는 감독의 모습을 희극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영화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댁에서 주눅들고 싶지 않은 며느리와 시부모를 존중해달라는 시어머니의 갈등은 점점 깊어져만 간다. 며느리는 결국 시댁에 방문하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하지만 손자를 챙기려는 시어머니와 지속적으로 얽히게 된다. 갈등을 풀어보려는 중간자인 감독에게도 불똥이 튀어 부부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B급 며느리의 내용은 전혀 생소하지 않다. 매년 명절마다 겪었던 우리들의 일화들과 상당히 비슷해 쉽게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명절 전후는 고부갈등을 비롯한 가족 간의 다툼이 잦아지는 시기다. 명절 이후 이혼법률 관련 상담이 평소에 비해 2배 가량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설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명절을 없애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올해 추석도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지만 친지들 방문과 장거리 운전 등으로 생기는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가 과도해질 경우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화병’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생기는 정신·신체적 질환의 총칭인 화병은 정서적 불안, 두통, 이명, 요통, 수족냉증 등 개인마다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쌓여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참기만 해서는 결코 나아지지 않는 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화병을 정신적으로 흥분된 상태가 지속돼 기의 흐름이 불규칙해져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막힌 혈을 풀어주는 침 치료를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여기에 한약을 처방해 정신을 안정시키는 치료도 병행한다. 호흡이나 명상을 지도하는 한방 정신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의 갈등은 잘잘못을 따질 게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신 안 볼 것처럼 싸늘했다가도 막상 얼굴을 보면 안쓰러워지는 게 가족 관계다. 세상 사람 모두 돌아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가족이다. 가족의 생각이 다소 다르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서로 한번 더 배려해줄 수 있는 훈훈한 한가위가 됐으면 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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