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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텔레비전] 건전한 댓글 문화 표방한 ‘악플의 밤’, ‘자극적 악플’로 제재

입력 : 2019-09-09 13:23:20 수정 : 2019-09-09 1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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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건전한 댓글 문화를 표방하며 연예인이 자신의 기사에 달린 악플을 읽게 하는 ‘악플의 밤’이 결국 제재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위원장 허미숙)는 최근 JTBC2 ‘악플의 밤’이 방송심의규정 ‘품위유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행정지도는 강제력 없는 경징계지만 문제가 반복되면 법정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악플의 밤’ 제작진은 건전한 댓글 문화를 만들겠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지만, ‘시청률’을 위해 악플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목표를 이루는 방법으로 악플을 방송 소재로 썼고, 악플 당사자인 연예인들을 무대에 세웠기 때문이다. ‘악플의 밤’의 전제는 ‘기분은 나쁘지만, 인정은 가능한 악플’ 또는 ‘고소는 애매한데 한마디는 하고 싶은 악플’이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 밝힌 악플은 선정적이고 과격했다. ‘악플의 밤’ 1회는 ‘악플 셀프 낭송 토크쇼 더비기닝-MC특집’이라는 제목으로 신동엽, 설리, 김숙, 김종민 등 출연자의 악플을 소개했다. 첫 번째 댓글 낭송자인 신동엽은 ‘편한 예능만 하는 늙은 여우’, ‘놀토 분위기 개망치는 틀딱’ 등의 자신을 향한 악플을 자세히 읽고 난 후 소감을 밝혔다. ‘틀딱’은 노인들을 비하할 때 쓰는 비속어다. 마지막 댓글 낭송자인 설리도 자신의 악플을 상세히 읽고 난 후 의견을 냈다. 설리는 ‘설리 동공 봐봐라 걍 딱 약쟁이’, ‘기승전 노브라 그냥 설꼭X’ 등을 여과없이 낭송했다.

 

 

심의위원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올바른 댓글 문화 정착을 기치로 하고 있으나 자극적 악플 내용을 상세하게 방송하는 것은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악플을 읽는 행위’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악플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재를 받은 ‘악플의 밤’의 포맷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결국 악플은 ‘사이버 범죄’이기 때문이다. 악플은 인터넷상에서 남에게 비방과 험담을 일삼는 언어폭력이다. 악플 때문에 고통받는 연예인이 수없이 많다. 2008년 배우 최진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얼마 전 발생한 가수 구하라의 자살 기도 사건까지 악플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악플의 밤’측은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를 한 번쯤 생각해 보자는 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악플의 밤’이 내민 선량한 기획 의도와는 달리 악플의 가볍게 만드는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악플의 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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