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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일반인’ 홍선영이 왜… ‘미우새’, 기획의도는 잊었나

입력 : 2019-09-09 10:27:07 수정 : 2019-09-09 1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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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왜 일반인이 나오는 영상을 시청자가 봐야 하나요?”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말 그대로 ‘미운 오리 새끼’가 돼가고 있다. 참신했던 기획의도는 삼천포로 빠진지 오래고, 연예인 대신 일반인 출연자가 매주 일요일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때 시청률 20%를 가뿐히 넘나들었던 ‘미우새’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추락했는지 씁쓸할 따름이다.

 

지난 8일 방송된 ‘미우새’에서는 홍진영, 홍선영 자매의 일상이 전파를 탔다. 이날 홍진영의 언니 홍선영은 체중 20㎏을 감량한 기념으로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하기로 했고, 늘 그랬듯 서로 티격태격하며 운동하는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복싱을 하던 중 두 사람은 시비가 붙었고, “절대 운동 같이 안 한다”며 싸우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홍선영은 “건강검진할 때 당화혈색소가 10점 넘는다고 하지 않았냐. 내가 3개월만에 다시 가서 했다”며 “6점이다. (의사) 선생님이 엄청 놀라셨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씀하시더라”라고 TMI를 쏟아냈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홍선영의 혹독한 다이어트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그의 계속된 출연 강행에 비난을 쏟아냈다. 주말 안방극장에서 굳이 일반인의 일상을 봐야 하냐는 것. 또 그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점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라는 것인지 시청자들은 의아해한다. ‘미우새’를 첫 방송부터 빠짐없이 시청했다는 주부 시청자 김 씨는 스포츠월드에 “방송 초반에 등장했던 김건모, 토니 안, 허지웅 등 연예인들의 신선한 일상이 흥미로웠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들의 반응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연예인보다 일반인이 더 많이 나오는 형국이다. 홍선영이 20㎏을 빼든, 200㎏을 빼든 시청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제작진이 진정 생각이 있다면 기획의도에 맞게 출연자를 캐스팅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우새’ 공식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소개글을 보면 ‘당신은 아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엄마의 다시 쓰는 육아일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제작진은 “오늘 내 아들이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왜 오늘따라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지, 혹은 왜 이렇게 들떠 보이는지, 식탐은 갑자기 왜 이렇게 늘어난 거며, 쉬는 날은 왜 이렇게 잠만 자는 건지, 당신은 당신의 아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다시 쓰는 육아일기 ‘미운 우리 새끼’는 엄마가 화자가 돼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직도 철부지 같은 자식과 늘 자식 걱정인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 뭉클한 감동을 전달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야말로 언어도단(言語道斷)인 격과 다름없는 상황. 홍진영이 ‘미우새’에 합류한지 꽤 됐는데도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아들의 일상’이라고 명시돼 있고, ‘육아일기’는커녕 매번 자식들의 기이한 행동을 보고 어머니들은 표정을 찌푸리는 게 일상이 됐다. 이쯤 되면 제작진의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그토록 강조했던 ‘따뜻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시청자의 지지로 오랫동안 프로그램이 롱런하고 있다면 그에 마땅한 양질의 콘텐츠로 보답해야 하는 게 제작진의 책무 아닐까. 기획의도와는 전혀 맞지 않은 일반인 캐스팅,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3부 쪼개기 편성 꼼수까지. 진정 안방극장의 ‘미운 오리 새끼’가 되고 싶은 걸까.

 

giback@sportsworldi.com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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