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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이라고 넘어가기엔 발전이나 개선이 없는 벤투호 스리백

입력 : 2019-09-06 05:29:00 수정 : 2019-09-06 10: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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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파울로 벤투 감독에게는 오답노트라는 것이 없는 걸까. ‘또’ 스리백인데 나아진 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벤투호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러 2-2 무승부를 거뒀다. 부심이 확실하게 오프사이드만 확인했다면 자칫 패배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진땀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을 앞두고 갖는 최종 모의고사였다. 그간 벤투 감독이 보인 성격상 플랜A를 들고나올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깜짝 변화를 줬다. 정확히는 파격이었다. 비대칭 3-5-2전술을 들고 나왔고, 손흥민(27·토트넘)의 파트너로 황의조(27·보르도)나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이 아닌 이정협(28·부산아이파크)을 낙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강인(18·발렌시아)와 구성윤(25·콘사도레 삿포로)에게 데뷔전을 선사하는가 하면, 최근 소속팀에서 공격수로 물 오른 경기력을 뽐내던 황희찬(23·잘츠부르크)을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했다.

 

핵심은 스리백이었다. 벤투 감독은 주로 포백을 사용했는데, 가끔 실험적 성격의 경기에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이미 두 번 사용된 전술인 데다 1승 1무를 기록 중이어서 완전히 낯선 전술은 아니었음에도, 유독 수비 라인이 엉망이었다. 유럽무대를 누비는 정상급 자원들로 구성된 공격진은 어찌 발이 맞았어도, 수비는 개인 역량으로도 덮을 수 없을 만큼 최악이었다.

 

선발로 나선 권경원(27·전북현대), 김민재(23·베이징궈안), 박지수(25·광저우에버그란데)의 실력 문제가 아니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지 않아 간격 조절에 실패했고, 계속해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 특히 수비수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미드필더진과 측면 수비들의 기용이 아쉬웠다. 이 역시 원볼란치의 백승호(22·다름슈타트), 수비 김진수(27·전북), 황희찬의 실력 때문이 아니다. 누구 하나 확실하게 전술을 이해해서 움직이는 이가 없었던 게 화근이었다.

 

 

2선에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권창훈(25·프라이부르크)과 이강인을 기용한 탓에 원볼란치인 백승호가 어떠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럴 때는 측면 수비가 도와줘야 하는데 공격수인 황희찬의 깜짝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이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진수 혼자 모든 걸 막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백승호가 상대 압박에 고전하자 그 뒤 수비라인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두 번의 스리백과 같은 불안함이었다.

 

실제 첫 실점 장면도 그렇게 나왔다. 미드필드 지역을 확실히 장학하지 못하자,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는 실수가 나왔고 이는 상대 선제골로 이어졌다.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멀티골을 기록하지 못하거나,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확실하게 확인했다면 투르크메니스탄전에 패배의 기운을 안고 갈 뻔했다.

 

왜 벤투 감독이 이날 경기서 플랜B인 스리백을 들고 나왔는지 납득은 된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하는 출발점에 선 만큼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더욱이 아시아지역 예선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적인 운영하는 팀들을 계속 만나기에, 적절한 변화에서도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매번 들고나오는 스리백에 발전이나 개선이 없다. 일반적으로 이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허리를 구축해야 하는데, 과거 국내 최정상급인 기성용(30·뉴캐슬)이 대표팀에 있을 때도 성공적이었던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한국에 맞는, 벤투만의 새로운 스리백을 찾기 위해 무언가 달라진 점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 없이 경험이 부족한 백승호나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정우영(30·알 사드)만 덩그러니 혼자 배치하는 불안정한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실험이라고 합리화하며 넘어가기엔 어설픈 스리백으로 같은 실수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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