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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9-06 00:10:00, 수정 2019-09-06 00:29:40

    [SW시선] 지상파의 위기, 시청률이 다가 아니다?

    •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밤 10시는 지상파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었다. 주말 저녁이면 가족끼리 모여 앉아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본방 사수’는 커녕 모바일로 편집된 짧은 클립 영상을 감상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져서다.

       

       시청률을 근거로 한 ‘지상파 위기’는 방송계에서 이미 숱하게 다뤄진 이슈다. 드라마와 예능, 심지어 뉴스까지도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사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게 주된 이유다. 경쟁자가 늘어가면서 지상파 시청률은 날로 하락했고,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은 10%는 커녕 5%대 시청률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SBS ‘런닝맨’ 정철민 PD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시청률이라는 지표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PD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방송국의 시청률과 광고 수익은 비례했다. 높은 시청률이 나오면 광고가 많이 붙고, 그러면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라 인정을 받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제 ‘가구 시청률’로 방송의 성공 여부를 진단하지 않는다. 일례로 SBS는 철저히 ‘2049 시청률’로 프로그램을 평가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소비력이 왕성한 20세 이상 49세 이하의 시청자들이 필요해서다.

       30대 후반의 정철민 PD는 자신을 “어릴 때부터 TV를 끼고 자란 세대”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열광할수록 시청률이 올랐다”고 했다. 시청률 20%를 넘어서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그 옛날’ 김건모가 출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건모에 열광했던 세대의 시청자들이 리모컨을 쥐고 있고, 김건모의 출연이 그들을 TV 앞으로 소환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금은 아무리 인기가 좋은 ‘워너원’이 지상파에 출연해도 시청률은 오르지 않는다. 요즘 세대는 TV가 아닌 모바일로 방송을 접하고 있어서다. 요즘 10대들에게 스타는 TV에 나오는 스타가 아닌, 휴대폰 속에 있는 ‘유튜브 스타’다. 그렇다고 유튜브 스타가 TV 매체에 나온다고 해서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정 PD는 이 같은 현실을 예로 들며 “세대별 ‘미디어 분리’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희망은 있다. ‘시청률’은 하락해도 ‘화제성 지수’가 남아 있어서다. TV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방송시간으로 제한해 시청 여부만을 측정하는 시청률과 달리 TV 화제성은 각 프로그램 방송 후 1주일 동안 온라인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트위터, 동영상에서의 나타난 네티즌 반응을 조사해 지수화하고 분석해 평가한다.

       

       시청률이 높지 않더라도 ‘화제성’ 있는 드라마 속 명대사는 여전히 인기 있고, 논란이 된 예능은 더 뜨겁게 비난받는다. 최고시청률이 고작 2%에 불과했던 채널A의 ‘하트시그널’이 10%대인 KBS ‘가요무대’보다 인기가 없다고 평가하긴 힘들다는 사실도 ‘희망’을 반증한다.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고, 시청 플랫폼도 날로 변해가는 요즘, 평가의 척도 역시 변화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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