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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 벤치 못 앉는 김도훈 울산 감독, 90분 동안 어디서 뭘 할까

입력 : 2019-09-01 21:05:52 수정 : 2019-10-17 16: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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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김진엽 기자] “위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시야가 넓어졌어요.”

 

퇴장징계로 인해 벤치에 앉지 못하는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이 근황(?)을 공개했다.

 

울산은 1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1위 수성에 성공하며 9월 A매치 휴식기를 맞으려던 울산의 계획이 무산됐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울산을 상대로 맞춤 전술을 들고나온 인천의 기세가 남달랐기 때문. 그뿐만 아니라 수장인 김도훈 감독이 벤치에 앉아 세세하게 코칭을 할 수 없는 점도 어려움 요인 중 하나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11일 대구FC전에서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과격한 항의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주심의 퇴장 조치에도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아 경기가 지연되는 사태까지 발생했고,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 감독에게 출장정지 3경기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경기 중 퇴장으로 인한 2경기 징계에 추가로 3경기가 더해져 총 5경기를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그다.

 

후폭풍은 뼈아팠다. 징계 첫 경기였던 전북현대와의 승점 6ᄍᆞ리 경기에서 패하며 선두 자리를 내준 것. 동시에 15경기 무패 행진도 마감했다. 다행히 결장 두 번째 경기인 상주상무전에서는 5-1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했다.

 

세 번째 징계 경기인 인천전에서는 다소 밝은 얼굴이었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내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위에서 잘 보고 있다. 시야가 넓어졌다”며 “통신장비를 활용한 지시 전달이 쉽진 않으나,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는 특유의 너스레로 선수단 운영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기자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김 감독의 존재를 인지한 건 평소와 다른 기자석 분위기 때문이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기자석에는 미디어뿐 아니라 양 팀 구단 관계자들도 앉는다.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기자석이기에 웬만해선 상황에 대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유독 울산 경기력에 대한 반응이 컸다. 득점이 나도 가벼운 박수 정도가 일반적인데 이번 경기는 “아이고”, “그렇지”, “좋아” 등 반응이 매우 남달랐다. 기자석에 앉은 기자들도 낯선 분위기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세히 보니 그곳에는 김 감독이 앉아 있었다. 무선 이어폰을 끼고 태블릿PC를 보며 경기를 파악하고 있었고, 울산 선수들의 한 장면 한 장면에 크게 반응하며 피치 밖에서도 선수들과 호흡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리액션에 반응 후 주변을 살피는 의외의 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의 원거리 응원에도 울산은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 40분과 후반 8분 김 감독이 “믿는다”고 공언했던 주니오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이끌었으나, 물 오른 인천 공격수 무고사의 해트트릭을 막지 못해 승점 1만 챙겼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김진엽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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