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승리의 여신이 손을 내밀었다. 한국은 끝내 그 손을 잡지 못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5일 오전 2시(한국시각)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 최종전에서 러시아에 세트스코어 2-3(25-21 25-20 22-25 16-25 11-15)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차례로 완파한 한국은 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주어지는 E조 1위 자리를 놓고 러시아와 격돌했다. 이날 레프트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이재영(흥국생명),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 센터 양효진(현대건설)과 김수지(IBK기업은행), 리베로 오지영(KGC인삼공사)이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1, 2세트를 가볍게 따내며 승리를 향해 직진했다. 3세트에도 후반까지 4점 차 리드를 유지해 손쉽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그 지점에서 승부가 갈렸다.
3세트 후반 22-18에서 세터 이효희는 계속해 김연경에게 공을 맡겼다. 그러나 김연경의 한 방이 터지지 않아 연속 실점했고, 22-22 동점이 됐다. 리시브 불안에 상대의 연이은 블로킹까지 겹쳐 22-24로 점수가 뒤집혔다. 그대로 3세트를 내줬다.
눈앞에서 승리를 놓치자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선수들의 사기는 눈에 띄게 가라앉았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직결됐다. 4세트부터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김연경이 통하지 않자 표승주(IBK기업은행)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이재영, 김희진에 교체 출전한 하혜진(도로공사)까지 모두의 공격이 상대 벽에 부딪혔다. 세트 중반을 넘어서자 점수는 8-18까지 벌어졌다. 허무하게 4세트마저 패했다.
마지막 5세트, 0-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교체 투입된 센터 정대영(도로공사)의 연속 서브로 3-3 균형을 맞췄다. 정대영이 속공 2개를 성공시키며 11-9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김연경과 김희진의 쌍포가 무뎌졌다. 틈을 타 러시아가 3연속 득점을 쌓았다. 11-12로 끌려가던 상황, 한국의 리시브가 흔들리자 러시아가 다이렉트 킬을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오버네트 범실이 있었지만 이는 챌린지(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 점수를 헌납해야 했다. 두 점 차로 뒤처진 한국은 11점에 묶이고 말았다. 러시아에 서브에이스로 마지막 점수를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한 한국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대륙예선전에서 다시 한 번 올림픽 티켓에 도전한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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