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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속 번아웃 증후군 극복기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07-31 03:00:00 수정 : 2019-07-30 18: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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꿉꿉했던 장마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휴가철인 ‘7말8초(7월말 8월초)’가 시작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 시기 국내 기업들의 71.4%가 여름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피로에 찌든 이들에게 여름휴가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재충전의 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보내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남은 한 해도 열심히 보낼 수 있는 만큼, 여름휴가는 직장인들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다.

피로와 스트레스는 직장인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각종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번아웃 증후군’이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업무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질환을 의미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주변에서 의외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국내 직장인들 10명 가운데 9명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최근 접한 영화 ‘나의 산티아고’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다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독일의 유명 코미디언 하페 케르켈링의 실화를 그리고 있다.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으로서 365일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던 그는 결국 번아웃 증후군과 과로로 쓰러져 수술을 받게 된다. 의사에게 ‘죽기 싫다면 3개월 간 휴식을 취하라’는 말을 듣고 고민하던 하페는 돌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라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번아웃 증후군의 주된 증상은 피로 증세와 동반되는 심각한 무기력증이다. 영화에서도 이 무기력증이 실감나게 묘사되는데 하페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집안에서 옴짝달싹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낸다. ‘번아웃(Burnout)’의 뜻처럼 말 그대로 정신적으로 탈진이 일어났다고 이해하면 쉽다. 방치할 경우 불면증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져 더욱 극복이 어려워진다.

만약 이전에 즐겁던 일들이 최근 무미건조하게 느껴지고 업무 중 별 것 아닌 일에 쉽게 짜증이 난다면 번아웃 증후군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 이를 조기에 예방하려면 일과는 관계없는 활동을 통해 심리적인 공백을 채울 필요가 있다. 하페처럼 휴가를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이유다.

또 퇴근 이후 자신 만의 여가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한다. 문제는 많은 직장인들이 귀가 이후 별 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게 피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로감이 느껴질수록 간단한 운동을 해주면 오히려 효과적으로 피로를 풀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체력 강화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영화 속 하페가 떠난 순례길은 비장하거나 심각하지 않다. 그는 순례길을 걸으며 자기 자신에게 적당한 쉼과 여유를 병행하며 심신을 회복해 나간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형편을 돌아보기도 하고 어렸을 적 가졌던 순수한 내면과 다시 한번 만나게 되는 계기를 얻으며 자신을 한층 성장시킨다.

올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난 날의 여름휴가들처럼 열심히 놀고 먹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한번쯤은 잠시 시간을 내어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아 준다면 매우 성공적인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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