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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울고 웃는 기업들

입력 : 2019-07-30 03:00:00 수정 : 2019-07-29 16: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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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분 있는 패션 브랜드도 타깃 / 올리브데올리브·에고이스트 등 / 억울함 호소… “100% 한국 지분” / 멀티샵 슈마커·레스모아 재조명 / 장기화 예상… 소비 시장 큰 변화

[정희원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생활 속에는 의외로 많은 일본 브랜드가 녹아 있다. 무심코 사 입고 다니던 패션·의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이게 일본 브랜드였어?’라며 놀라는 사람도 적잖다. 이렇다보니 최근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품목별 국내 일본 브랜드·기업 리스트를 공유하고 대체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옷장에 하나씩은 갖춘 ‘기본템 브랜드’ 유니클로는 직격탄을 가장 크게 맞은 브랜드로 꼽힌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에 대한 소비자들의 단순한 반감으로 일어난 단기적인 변화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 소비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중장기적인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을 정도다.

◆“저희 일본브랜드 아니에요!” 오해받아 억울한 패션기업도

불매운동의 ‘화력’이 점점 거세지며 일본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업체, 국내 브랜드라도 일본 지분이 있으면 대상이 되고 있다. 즉 유니클로처럼 한국에 직진출한 일본 패션기업뿐 아니라 국내 라이센싱 브랜드·브랜드 판권을 보유한 한국 중소기업, 글로벌브랜드가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

대표적으로 여성복 브랜드 ‘올리브데올리브’와 ‘에고이스트’를 꼽을 수 있다. 대다수 백화점에 입점해 있어 여성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다.

올리브데올리브 화보

올리브데올리브는 2000년 국내 기업인 보끄레머천다이징이 66%를 투자하고 일본의 ‘모꾸데모꾸’·‘이토츠 패션시스템’이 34%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게 맞다. 하지만 보끄레머천다이징이 2015년 일본 지분을 모두 인수, 100% 국내 지분 법인이 됐다.

아이올리도 자사 ‘에고이스트’가 일본 브랜드가 아님을 최근 공식적으로 밝혔다. 에고이스트는 아이올리가 2014년 ‘가부시키가이샤’ 에고이스토로부터 인수해 한국 브랜드가 됐다. 일본의 에고이스트와는 별개다. 아이올리는 플라스틱 아일랜드·LAP 등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다.

​띠어리 브랜드 화보

‘띠어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는 뉴욕에서 시작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삼성물산패션부문이 오랜 시간에 걸쳐 국내에 브랜드 판권을 갖고 왔다. 일본불매운동 정보를 담은 ‘노노재팬’에서는 이를 일본 브랜드로 간주하며 국내기업 한섬의 타임·시스템, 캐나다브랜드 클럽모나코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띠어리에는 일부 일본 자본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휠라·MCM처럼 특정 국가 브랜드라고 보기 어려운 ‘글로벌 브랜드’로 봐야하는게 맞다”고 언급했다.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는 패션브랜드나 중소기업은 ‘억울해도 당분간은 조용히 있자’는 분위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본불매운동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그렇지 않은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로 매도되는 것은 안타깝다”며 “더욱이 이미 수많은 SNS 채널로 이미 리스트가 공유돼 하나하나 정정요청을 하는 것도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불매 기업 리스트에 올리기 전 한번만 더 사실 여부를 체크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브랜드 도약, 멀티샵에서 뚜렷

슈마커 매장 전경

이와 반대로 이번 불매운동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브랜드들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도 되고 있다. 특히 신발 유통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기업인 멀티샵 브랜드 ABC마트는 그동안 국내 시장 1위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매운동 이후 함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던 국산 브랜드인 슈마커·레스모아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슈마커에 따르면 회사 온라인 쇼핑몰 트래픽은 7월 1~23일, 6월 동기간 대비 14%, 5월 동기간 대비 28% 가량 증가했다. 매출도 상승세다.

이들 멀티샵은 나이키·아디다스 등 대부분 비슷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일본 기업의 매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 브랜드들이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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