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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7-28 11:03:19, 수정 2019-07-28 11:03:14

    [황현희의 눈] 호날두,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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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저녁 생방송을 하는 상암에 있는 방송국의 관계자들은 비상사태였다. 생방송을 해야 하는 출연자들은 저녁시간에 있는 생방송을 하기 위해 방송국으로의 출발 시간을 최소 1시간씩은 앞당겨야 했다. 바로 한국을 방문하는 우리 형(축구선수 호날두의 별명) 때문이었다.

       

      상암으로 들어가기 위해 차들은 강변북로까지 정체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결국 일산 쪽으로 돌아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차를 같이 탄 매니저와도 “호날두잖아”라는 농담을 던지고 웃으며 방송국에 도착해 무사히 생방송을 마쳤다.

       

      나는 그 방송에서 심지어 호날두를 응원하는 멘트까지 했다. 알바 뛰러 온 것이 아니냐는 한 스포츠 평론가의 말에 나는 “우리 형에게는 그러지 말라”라는 농담까지 던졌다. 당연히 일을 이지경의 이따위 사태로 만들기 전의 일이다.

       

      집에 맥주 두 캔을 사들고 들어가 기쁜 마음에 호날두를 영접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경기가 시작됐고 그리고 경기가 끝났다.

       

      그는 나오지 않았다. 난 계속해서 “에이 설마”를 남발했고 심지어 “이거 몰카 아니야?”라고 아내에게 물어봤다. ‘아이언맨’이라는 영화를 보러 갔는데 ‘아이언맨’만 안 나온 상황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집에서 보고 있는 나도 이렇게 허탈한데 경기장을 직접 찾아서 하루를 보냈을 관중들 생각이 났다. 

       

      결국 경기 말미에 화가 난 관중들은 또 다른 축구 스타이며 그의 라이벌인 메시를 외쳤다. 마치 이것은 H.O.T. 콘서트에 가서 젝스키스를 외치는 상황과 같았고, 비를 뚫고 교통체증을 견뎌내며 황금 같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를 기다렸던 팬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분노를 안겨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입국 장면 때의 굳은 표정과 경기장 내에서 귀걸이를 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아예 그는 경기에 뛸 마음조차도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점은 한두 개가 아니다. 호날두의 노쇼 사태가 큰 이슈였던 탓에 잠시 묻히긴 했어도 경기가 예정보다 50여 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당일 오후에 입국한 것도 모자라 호텔에서 있을 사인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장에 늦게 도착해 생중계에 차질이 빚어져 해당 방송 이후의 편성들이 꼬였고 6만이 넘는 관중의 시간은 버려졌다. 어찌 보면 이런 큰 행사에 늦은 변명이 “차가 막혀서”라고 발표한 그들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고가의 입장료와 더불어 어이없는 수준으로 제공한 식사환경, 지상파 방송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 등 한 두 가지의 문제점을 넘어 거의 사기 종합선물세트의 수준이다.

       

      이제 그는 한국에서만큼은 스타가 아니다. 갑작스레 경기장으로 뛰어든 아이에게 항상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유니폼을 건네줬던 우리형도 아닐 것이다. 일주일이 넘게 진행된 아시아 투어 일정이 변명해주지는 못한다. 당신은 프로가 아니었고 은퇴하는 날까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것이다. 물론 당신에게 응원이라는 단어는 없는 것으로 하자.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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