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진천 최원영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올림픽. 이 세 글자가 국가대표 선수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가슴에 새긴 태극마크는 책임감과 동시에 무게감으로 작용한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주장 김연경(31·터키 엑자시바시)도 무거운 마음으로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봤다.
김연경은 V리그를 거쳐 일본, 중국, 터키리그 등 세계무대 곳곳을 누비며 정상에 섰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다. “해외리그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겪으며 우리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배구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답답함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 세계 각국의 실력이 점점 좋아진다. 이젠 쉬운 상대가 없다”며 “과거 신체조건만 좋았던 팀들이 기본기와 실력까지 갖춰 우리와 대등한 실력으로 발돋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건 배구선수로서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다. 하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하기엔 먼 듯하다. 조금 더 훈련해 정상에 있는 팀들과 치열하게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쉬웠던 지난날을 보내자 희망찬 내일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김연경은 “올해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적극 지원해주셔서 훌륭한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나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에게도 정말 좋은 기회”라며 “스테파노 라바리니 신임 감독님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체크하신다. 정말 오랜만에 ‘우리가 이번엔 뭔가 해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도 뒤따랐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한국 배구 전체의 미래가 더 밝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은 앞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새 코칭스태프와 처음으로 손발을 맞췄다. 이제는 서로 적응을 마치고 무르익는 단계다. 김연경은 “VNL을 치르며 잘 안 됐던 플레이, 세세한 부분들을 보강 중이다. 올림픽 예선전은 지금까지의 대회와는 다르게 훨씬 어렵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준비한다”며 “스무살에 갓 대표팀 들어왔을 때처럼 변함없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잘 준비했으니 코트 안에서 많은 걸 보여줬으면 한다.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를 밟으려면 오는 8월 대륙간예선전에서 조 1위에 오르거나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8위 안에 들어 내년 1월 아시아대륙예선전에서 우승해야 한다. 눈앞의 과제는 대륙간예선전이다. 한국(세계랭킹 9위)은 내달 2~5일(한국시각) 러시아에서 러시아(5위), 캐나다(18위), 멕시코(21위)와 대결해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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