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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졌어도 괜찮아…‘권순우 시대’는 이제 시작이니까

입력 : 2019-07-02 14:01:47 수정 : 2019-07-02 17: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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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때론 승리만큼 값진 패배가 있다. 권순우(22·당진시청·CJ후원)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권순우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3800만파운드) 남자 단식 1회전 카렌 하차노프(23·러시아)와의 맞대결에서 1-3(6-7<6-8> 4-6 6-4 5-7)으로 패했다. 2007년 이형택 이후 12년 만의 윔블던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길 기회는 다음으로 미뤘다.

 

사실 대진 추첨부터 승부의 추는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하차노프의 세계 랭킹은 9위인데 반해 권순우는 125위다. 순위만으로도 차이가 확연하다. 신체 조건에서도 하차노프는 198㎝이고 권순우는 180㎝다. 세계 랭킹과 경력, 그리고 누적된 경험과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까지. 객관적인 지표들은 모두 하차노프의 우세를 예고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해볼 만 했다. 첫 세트부터 접전을 연출했다. 타이브레이크 6-5로 앞서 세트 포인트를 먼저 잡은 건 권순우였다. 승리를 따낼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진 못했으나 하차노프를 긴장케 했다. 2세트와 4세트 역시 호각세였다. 서브게임을 내주고 상대에 운까지 따른 탓에 고개를 숙였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권순우는 늘 '2인자'였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는 권순우에게 있어 의미가 컸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기적’을 일군 정현(23·한국체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정현이 부상으로 반년 가까이 각종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동안 권순우는 게이오 챌린저와 서울오픈 챌린저 등 우승컵 두 개를 들어 올렸다. 그 사이 국가대표 출신 임규태 코치를 영입해 발전을 꾀했다. 세계 랭킹도 수직 상승해 국내 1인자로 올라섰다.

 

챌린저와 메이저의 격차가 크단 비난 여론도 있었지만 윔블던 예선 세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고 본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본선에선 1패보다 더 값진 ‘가능성’을 남겼다. 서브 최고 구속은 212㎞까지 나왔다. 정교함을 갈고 닦는다면 서브 에이스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다. 범실도 47개로 하차노프(52개)보다 적었다. 

 

한국 테니스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권순우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티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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