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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미식·호캉스 천국’… 여행 고수들은 여름에 홍콩 간다

입력 : 2019-06-28 03:00:00 수정 : 2019-06-27 16: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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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탐험은 여행 그 자체 가치 이상 / 700여개 숍 빼곡히 들어선 하버시티 / 패션 명품부터 일상 소품까지 총망라 / 라이프 스타일과 예술의 만남 ‘K11’ / 국제적 브랜드 숍 입점… 기념품 인기 / 허브 퍼시픽 플레이스 명품 쇼핑 최적 / 해질 무렵 눈부신 야경 발길 사로잡아

[전경우 기자] 7월과 8월, 여름 휴가 시즌 우리가 상상하는 여행지 대부분은 덥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동과 유럽, 북미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여행 내내 서늘한 기온을 보장해 주는 곳은 드물다. 위도가 높은 지역이나 고산지대로 올라가면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이런 지역은 여름에 항공료가 비싸다. 산호초와 풀빌라가 있는 휴양지로 떠나면 온종일 수영을 하며 보낼 수 있지만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치는 여행자에게는 맞지 않는다. 결국 휴가지로 도시를 선택해야 한다면 홍콩만큼 훌륭한 여행지도 드물다. 홍콩은 항공편이 부산행 KTX만큼 많으며 여름에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항공료를 절약해 쇼핑과 미식, 예술 등에 투자한다면 더 풍성한 휴가가 보장된다. 쉽게 말해 ‘가성비’가 좋다는 뜻이다.

 

요즘 유행하는 ‘호캉스’ 역시 홍콩이 국내보다 훨씬 쾌적하다. 홍콩에는 훌륭한 야외 수영장이 있는 호텔들이 즐비하며, 우리나라의 ‘물 반 사람 반’ 풀장이 아닌 여유로운 분위기다. 홍콩에서는 체크인과 체크아웃 때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며, 시장통 같은 분위기에서 조식뷔페를 먹는 고통도 없다. 여름 시즌 홍콩 여행이 즐거우려면 꼼꼼한 준비는 필수다. 무더운 한낮에는 실내 위주로 일정을 짜고 미리 이동할 동선을 확인해 실외 도로를 걷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스마트 기기와 각종 앱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도 필수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여름에도 쾌적한 홍콩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홍콩에 대한 정확하고 빠른 정보가 필요하다면 홍콩관광청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홍콩의 쇼핑몰은 도시에서 가장 트렌디한 레스토랑의 집합지이자 로컬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장이다. 도심의 가장 중요한 지역들에 있는 덕에 여행의 즐거움을 실컷 누릴 수 있는 허브가 되기도 한다. 쇼핑몰 탐험은 여행의 일부가 아니라 여행 그 자체를 대체하는 경험이 된다. 맛있는 딤섬을 먹고, 세계적 예술가의 작품 앞에서 셀카를 찍고, 국내에서는 생소한 디자이너의 제품을 직접 입어본다. 아침부터 밤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즐거움이 기다린다.

▲눈과 입의 호사-하버시티

면적은 18만5000㎡, 오션터미널, 오션센터, 마르코폴로 호텔 아케이드, 게이트웨이 아케이드까지 총 4개의 빌딩에 빼곡하게 들어선 숍이 총 700여 개. 하버시티라는 거대한 대양에는 우리가 원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모여 있다. 패션 명품부터 라이프스타일 소품까지 국내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브랜드들을 망라한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멋쟁이들의 아지트고,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할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들도 다채롭게 포진해 있다.

하버시티라는 거대한 대양에는 우리가 원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모여 있다. 사진은 하버시티 오션터미널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홍콩의 야경.

최근 문을 연 피규어 매장 핫토이는 히어로 무비 팬들에게 행복한 공간이다. 등신대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가 발길을 반기고, 실물처럼 정교한 마블 캐릭터 피규어가 매장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올해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관람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팬이라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하버시티에는 100곳이 넘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입점해 있다. 랄프로렌과 비비안웨스트우드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이 궁금하다면 하버시티로 가면 된다. 미쉐린 별을 획득한 적 있는 예상하이도 하버시티에 지점이 있다. 일본 라이프스타일숍 무지가 만든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싶어도 하버시티가 답이다.

가장 트렌디한 공간들은 지난해 완공된 오션 터미널 데크에 모여 있다. 이곳에는 11곳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데, 그중 가장 인기 높은 곳은 컨템포러리 광둥 요리를 선보이는 헥사(Hexa)다. 파스타로 만든 중국식 볶음밥, 반죽에 숯을 넣은 딤섬 등 기발하고 모던한 요리들을 맛본 후, 세계적 건축 스튜디오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디자인한 전망대로 느긋하게 향해보자.

오션 터미널이라는 이름은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잇는 스타페리 터미널로부터 비롯됐다. 이름으로부터 예상할 수 있듯,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는 빅토리아 하버의 푸른 파도와 그 너머 센트럴의 경이로운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홍콩 최고의 전망 포인트 중 하나라 단언할 수 있는 이곳에서 가장 멋진 시간대는 역시 저녁이다. 바다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석양 아래, 데크에 앉아 호사로운 망중한을 즐겨보자.

▲ K11 ‘아트 콘셉트 몰’ 표방

K11은 ‘아트 콘셉트 몰’을 표방하는 공간이다. 홍콩 예술계의 셀레브리티 애드리언 챙이 설립한 쇼핑몰인데, 예술재단 K11 아트 파운데이션의 계열사로도 유명하다. 쇼핑몰과 예술이 맺는 관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기업이 소유한 예술 작품을 쇼핑몰 내에 전시하는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K11은 그보다 더욱 깊이 있고 본격적으로 예술에 접근한다. 젊고 촉망받는 홍콩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쇼핑 몰 곳곳에 일관된 주제의 작품을 설치하는 것. 꾸준한 기획 전시를 통해, K11은 뻔한 문화 마케팅이 아닌 갤러리에 필적하는 예술 공간으로 발돋움하는 셈이다.

K11에서는 한 달에 6~7회 정도 재즈 및 인디 록 공연과 예술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몰에서 운영하는 문화 행사 또한 남다르다. 공원처럼 꾸며놓은 몰 입구의 야외공간 K11 피아자에서는 한 달에 6~7회 정도 재즈 및 인디 록 공연과 예술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좌석을 신청하면, 쇼핑뿐 아니라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음악과 영상도 즐길 수 있다.

K11은 몰 본연의 기능인 ‘쇼핑’에도 예술적 감흥을 불어넣었다. 총 7층에 달하는 쇼핑몰 내에는 다양한 국제적 브랜드의 숍이 입점해 있지만, 이곳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건 K11의 큐레이션을 거친 자체 편집숍들이다. 2층에 있는 K11 디자인 스토어의 셀렉션은 웬만한 디자인 뮤지엄을 능가하는 안목을 뽐낸다. 지구본부터 조명, 문구,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서 막 수상했거나 지금 떠오르고 있는 동시대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솜씨 좋게 큐레이팅하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골고루 갖췄다. 홍콩의 지역색이 물씬 풍기는 레트로 디자인도 풍성하게 구비해, 독특하고 감각적인 기념품을 사고 싶어 하는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다.

‘내추럴’이라는 또 다른 키워드를 내세운 슈퍼마켓 ‘넥스트 도어(Next Door)’ 또한 흥미로운 공간이다. 홍콩 셰프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에서 재배된 유기농 식재료들을 큐레이팅해 소개한다.

퍼시픽 플레이스 몰은 홍콩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몰과 호텔, 도심 속 공원을 연결하는 허브 퍼시픽 플레이스

애드미럴티는 홍콩에서 가장 여유롭고 호사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들 가운데 하나다. 홍콩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상 복합 빌딩 퍼시픽 플레이스의 존재감 때문이다. 아일랜드 샹그릴라, J.W.메리어트, 콘래드 등 특급 호텔과 연결되며, 럭셔리 쇼핑몰 또한 입주해 있다. 홍콩 섬은 어느 거리에서나 명품 매장 하나쯤은 마주칠 수 있는 곳이지만, 퍼시픽 플레이스 몰만큼 한가롭고 쾌적하게 명품 쇼핑을 즐길 기회는 드물다. 숍 각각의 규모는 크지만 단체 관광객들의 방문이 적어 유동인구의 밀도가 낮기 때문. 덕분에 몰 곳곳의 음식점에서도 한가롭게 맛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현대적인 딤섬을 선보이며 홍콩 트렌드세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딤섬 라이브러리에서 매콤한 마라 소룡포를 맛본 후, 짐 람비나 폴드하우스 등 전 세계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를 정기적으로 초대하는 PP 아트(PP ART) 전시를 둘러보며 인스타그램 인생컷 한장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 퍼시픽 플레이스의 큰 매력들 가운데 하나는 홍콩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공원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 공원 (Hong Kong Park)은 열대 우림의 이국적 매력과 청량한 공기, 식민지 시절의 고전 건축을 품고 있으며, 중국은행과 리포 센터 등 센트럴의 마천루들에 둘러싸인 덕분에 도시에서 가장 훌륭한 전망대 중 하나기도 하다.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느긋하게 쇼핑을 마친 후 해가 저물 무렵 공원행 에스컬레이터에 올라보자. 눈부신 야경이 발길을 기다린다. (여행작가 정미환,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사진제공=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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