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반도의 안쪽, 몽콕과 야우마떼이의 골목들은 시장에서 출발해 시장으로 끝난다. 골목의 개수들만큼 다채로운 물건과 사람들, 이야기가 발길을 기다린다. 물론 그곳에는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진짜 맛집’들도 있다. 영어가 통할 가능성이나 친절한 접객은 좀처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곳 식당들의 저렴한 가격과 놀라운 맛은 그 정도 불만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었던 홍콩의 원초적 미각이 기다린다.
▲차오쳉유엔 Chao Cheng Yuan 潮成園
홍콩식 죽 콘지부터 솥밥, 간단한 딤섬까지 이곳의 메뉴는 40여 가지에 이른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광둥식 국수다. 고맙게도 아침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영업한다.
주소 109 Tung Choi Street, Mong Kok
▲타이헤탕량 차관 Taihe Tang Ryang Cha Kwan
타이헤탕량 차관은 옛 홍콩식 디저트를 판매하는 찻집이다. 좁고 깊은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시대를 성큼 역행한 듯 아득한 기분이 든다. 코코넛 밀크, 시럽에 잠긴 두부, 흑임자 수프 등과 달콤하게 졸인 토란, 말랑말랑한 사고(sago), 열대과일 등 다채로운 내용물의 조합은 80여 종이 훌쩍 넘는다. 주소 96 Tung Choi Street Mong Kok
▲힝키 레스토랑 Hing Kee Restaurant
야우마떼이는 홍콩식 솥밥 뽀짜이판의 메카다. 전통적인 뽀짜이판은 중국식 소시지와 삼겹살, 양파를 밥과 함께 쪄낸 후 간장과 피시소스, 설탕,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로 만든 소스를 섞어 먹는 음식이다. 방송에서 백종원이 솥밥 한 그릇과 홍콩식 굴전을 뚝딱 먹어치운 곳이 바로 여기다. 주소 15 Temple Street Yau Ma Tei
▲블락 18 도기스 누들 Block 18’s Doggie Noodle
‘도기스 누들’은 20세기 중반 홍콩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국수의 한 형식이었다. 수제비와 국수의 중간 정도, 뚝뚝 끊어진 면발은 어쩌면 파스타와도 닮았다. 세월이 흐르며 명맥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지만, 블락 18 도기스 누들이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며 홍콩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홍콩의 옛 입맛에 공감하기 어려운 이방인에게도 이곳은 흥미롭다. 주소 27-31 Ning Po Street, Yau Ma Tei
▲유엔퐁 만두 가게 Yuen Fong Dumplings
유엔퐁 만두 가게는 겉보기엔 네온사인 하나 없는 낡은 점포에 불과하지만, 이곳의 군만두를 먹기 위해 홍콩 섬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각양각색이지만, 그들이 택하는 메뉴는 비슷비슷하다. 자그마한 만두들이 뽀얀 생선 국물 아래 잠겨 있는 물냉이 만둣국 혹은 바삭하게 구운 부추 고기 군만두다. 주소 104 Fuk Wa Street, Sham Shui Po
▲컹와 두부 공장 Kung Wo Beancurd Factory
컹와 두부 공장의 실내는 비좁고 언제나 인파로 가득하다. 낯선 현지인들과 합석해야할 가능성 또한 높다. 그러나 쾌적함과 거리가 먼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늘 손님들로 붐비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1960년대부터 삼수이포에서 역사를 이어온 컹와 두부 공장은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소 118 Pei Ho Street, Sham Shui Po
▲만께이 카트 누들 Man Kee Cart Noodle
삼수이포의 카트 누들 식당 만께이는 혼란스럽지만 맛있는 국수의 세계로 입장하는 통로다. 카트 누들은 수십 가지의 토핑과 다채로운 면, 육수를 손님이 직접 선택하는 홍콩의 옛 국수 노점을 가리킨다. 기나긴 식재료 목록으로부터 가능한 조합의 수는 수백에 이른다. Fuk Wing Street, Sham Shui Po
▲선흥유엔 Sun Heung Yuen
이 식당의 명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콘비프 샌드위치였다.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 사이 스크램블드에그와 짭짤한 콘비프를 끼워내는 것이 전부. 2호점에서만 판매하는 사천식 콘비프 샌드위치는 기름지고 육중한 맛 사이 마라의 향을 더해 식욕을 한층 자극한다. 주소 168 Yu Chau Street, Sham Shui Po
(여행작가 정미환,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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