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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직구만으로도 충분해’…‘괴물’ 김기훈이 나타났다

입력 : 2019-06-26 21:36:22 수정 : 2019-06-26 21: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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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김용학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훈이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힘찬 투구를 하고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스포츠월드=고척 전영민 기자] 냄새가 난다. ‘괴물’의 냄새가.

 

김기훈(19·KIA)이 스프링캠프에서 주목을 끌었던 ‘괴물’의 모습을 되찾았단 점이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김기훈보다 그를 반기는 KIA 선수단이 더 행복한 표정을 지은 이유다.

 

김기훈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말 2사까지 마운드 위에서 버티는 동안 피안타는 단 한 개. 김하성, 이정후, 박병호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을 무력화했다. 개인 통산 최다 이닝과 투구 수,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와 첫 선발승을 품에 안았다. KIA는 김기훈의 호투와 타선의 ‘대폭발’에 힘입어 13-6으로 승리했다.

 

가장 ‘단순한’ 투구 패턴이었다. 이날 김기훈은 정확히 100구를 던졌다. 그 중 포심 패스트볼을 80개나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였다. 카운트를 잡는 구종이나 승부구 모두 직구였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게 아니었다. 구위가 좋으니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실제로 김기훈이 4회말 2사까지 아웃카운트 11개를 잡아내는 동안 땅볼 타구가 하나도 없었다. 탈삼진이 3개였고 나머지는 모두 뜬공이었다. 키움 타자들이 정타이밍에 컨택한 타구조차 담장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일한 흠은 1회초에 내준 볼넷 3개였다. 만약 1회에 투구 수를 줄였다면 완봉까지 가능한 페이스였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괴물’이란 별명을 얻은 김기훈이다. 선동열 전 감독과 김기태 전 감독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묵직한 패스트볼과 구위는 이미 프로급이고 제구만 가다듬으면 ‘포스트 양현종’까지 가능하단 평이었다. 시범경기에서도 패스트볼 위주로 투구하며 ‘고졸신인의 반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스포츠월드 김용학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훈(201번)이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서 임기준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2019.06.26.

냉담한 현실을 마주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선발 6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7.14를 기록했다. 가능성이란 장점보다 제구라는 약점이 뚜렷한 시즌 초반이었다. 결국 지난 5월 1일 2군으로 향했다. 11일 뒤 다시 1군에 올라왔는데 하루 만에 다시 말소됐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은 배가됐다. 김기훈도 스스로 “프로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했다. 내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자책했을 정도다. 2군으로 내려간 뒤엔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부족한 부분 한 두가지가 아니라 모든 점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일환 코치와 함께 공을 들였고 ‘멘토’ 양현종의 조언도 가슴 속에 새겼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김기훈이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스타트’지만 이대로라면 결승선은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다.

 

ymin@sportswordi.com 사진=고척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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