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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초점] 김민우, 구위보다 심각한 ‘투쟁심과 책임감’

입력 : 2019-06-19 10:32:00 수정 : 2019-06-19 13: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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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권영준 기자] 질 때 지더라도 이를 악 물어야 한다. 지금의 김민우(24·한화)라면 더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없다.

 

한화 선발 투수 김민우가 또 무너졌다. 1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치른 롯데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5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8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2경기 대량 실점 조기 강판이다. 지난 12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볼넷 3개와 5안타를 맞으며 6실점(6자책)으로 무너진 바 있다.

 

2회까지는 깔끔했다. 맞춰 잡는 피칭으로 2이닝 연속 삼자 범퇴로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그러나 3회 하위 타선을 상대로 선두 타자 김동한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그리고 9번 신본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결국 민병헌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문제는 4회이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았고, 중심 타선으로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더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했다. 그러나 김민우의 구위는 힘이 완전히 떨어졌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마운드에 선 김민우에게 어떠한 의지나 투쟁심을 느낄 수 없었다. 4회 4번 이대호와 5번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6번 한동희를 상대로 볼넷을 내준 부분도 곱씹어야 한다. 2구 파울 후 볼만 연속 3개를 던졌다. 자신감이 떨어졌고, 과감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 김민우에게 기대하는 것은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강력한 피칭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질 때 지더라도 상대 타자와 싸워 이기겠다는 기세 있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미 앞선 경기에서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는데, 이날 역시 위기에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위기 상황에서 더 덤벼들어야 하는데, 구위 자체가 확 떨어졌다는 점은 반성해야 한다.

 

야구판에서 투수를 가리켜 ‘8명의 야수가 투수만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책임감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투수가 매번 잘 던질 수는 없다. 컨디션에 따라 구위가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있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컨디션이 나쁘더라도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야수와 더그아웃을 지키는 동료, 코칭스태프를 위해서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투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날 경기장은 찾은 대전 팬들은 0-11까지 벌어진 상황에서도 목청 높여 한화를 응원했다. 보살 팬이라서가 아니다. 그만큼 팀과 선수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믿음에서 있는 힘껏 응원했다. 그 믿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마음가짐이라면 더는 선발 마운드를 믿고 맡길 수 없다. 질 때 지더라도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 모두가 선발 투수만 바라보고 있다는 책임감이 절실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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