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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끝판왕은 어디에'…오승환이 보이질 않는다

입력 : 2019-05-28 06:00:00 수정 : 2019-05-27 13: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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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역동적인 투구 폼과 포수 미트에 강하게 꽂히는 돌직구.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포커페이스까지.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팀 내 역할은 물론 기록조차 오승환답지 않다. 어떻게 된 걸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승환은 건재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콜로라도 유니폼을 옮겨 입은 뒤에도 필승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27일(한국시간) 기준 18경기에 등판해 1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10.57이다. ‘끝판왕’의 위용은 없다. 15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를 27개(피안타율 0.380)나 내줬다. WHIP(이닝당출루허용률)는 2.087에 달한다.

 

구속 저하는 예견된 일이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일 당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4마일(약 150㎞)이었다. 올 시즌엔 91.4마일(147㎞)이다. 이른바 ‘에이징커브’처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구속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오승환은 꾸준히 변화구 투구비율을 늘렸다. 3년 전만 해도 전체 투구 중 60% 이상을 차지하던 패스트볼은 42.5%로 줄었다. 대신 슬라이더(38.3%)와 커브(14.1%) 활용도를 높였다.

 

문제는 구위다.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지니 타자들도 방망이를 세차게 돌린다. 변화구가 아무리 위력적이어도 돌직구가 없다면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 지난해 오승환의 투구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이어진 비율은 19.7%였다. 올해엔 28.6%까지 치솟았다. 배트 중앙에 맞아도 파울로 이어지던 공들이 이제는 힘을 가득 싣고 뻗어나간다. 위기가 아닌 상황에 등판해도 고비를 자초한다. 베이스에 주자를 쌓아두고 동료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일도 수차례다.

 

그간 오승환은 ‘경험’으로 버텨왔다.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수년간 쌓아온 마무리 경력. 오승환이 숱한 위기를 헤쳐나간 원동력이었다. 다만 경험만으로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넘어서긴 한계가 명확하다. 들쑥날쑥한 등판 일정도 오승환을 흔들 수밖에 없다. 타고투저로 유명한 홈구장뿐 아니라 콜로라도의 저조한 성적도 오승환의 등판을 가로막는다.

 

지난해 말 오승환은 귀국 인터뷰에서 KBO리그 복귀를 시사한 바 있다. 사실상 끝이 보이는 메이저리그 생활. 오승환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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