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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성vs대중성…‘공영 방송’ KBS의 고민 [방송계 엿보기]

입력 : 2019-05-16 11:47:21 수정 : 2019-05-16 11: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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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최근 지상파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상파’라는 세 글자가 가져다 준 신뢰와 명성은 잊혀진지 오래다. 케이블, 종편에 비해 콘텐츠 경쟁력을 잃었고, 떨어진 시청률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15일 KBS 양승동 사장과 임원들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KBS의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2018년 하반기 침체를 겪던 KBS 드라마가 올해 들어 많이 회복됐다”고 자평했다. 이달 15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가 최고 시청률 15.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고, 앞서 ‘왜그래 풍상씨’와 ‘하나뿐인 내편’은 각각 22.7%, 49.4%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럼에도 ‘공영 방송’ KBS의 고민은 깊다. 지상파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KBS의 포지션도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공영성’ 위주의 방송을 만들 것인가, ‘대중성’을 모토로 할 것인가가 주된 고민이다. 

양승동 사장

먼저 양승동 사장은 “둘 다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018년 보도와 시사 부문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예능과 드라마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를 위해 3월 콘텐츠 중심의 조직개편을 시행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게 드라마, 예능, 광고를 중심으로 하는 제작2본부다. 막중한 책임을 진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수신료와 광고라는 이원적 구조로 이뤄진 KBS의 숙명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다만 공익과 대중성이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KBS의 운명”이라고 봤다. 또 “원론적인 답변을 하자면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며 “KBS이기에 시청자의 지탄을 받을 만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방송해서는 안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웃음을줄 수 있는 내용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모든 것은 제작비가 받춰지는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따라서 수신료와 콘텐츠 수익 양측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 KBS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 너무 많은 경쟁자가 있다”면서 “KBS는 ‘광고의 링’ 위에서 내려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에 힘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훈희 본부장

한편, ‘잠정 제작 중단’을 발표한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 대한 이슈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1박2일’은 출연자 정준영의 성범죄 파문으로 시작돼 차태현, 김준호가 내기골프 논란으로 하차하며 3월 제작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프로그램 존속 혹은 폐지에 대한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1박 2일’ 방송 시간대에는 현재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편성돼 있다. 이훈희 본부장은 “배경에는 ‘1박 2일’이 그동안 가져온 위상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1박 2일’ 폐지 청원과 폐지 반대 청원이 동시에 올라오고 있다”며 “폐지 반대 청원이 폐지 청원의 약 3배정도 된다. 한류 팬들의 청원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중단을 결정했으나 만일 폐지 수순을 밟는다면 KBS 수익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훈희 본부장은 “일요일 저녁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고민도 깊다. 내외부 의견을 부지런히 듣고 있고 조만간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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