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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뒷이야기] ’아픈 손가락’ 김민우, 힘든 시간 이겨낸 ‘독한-순둥이’

입력 : 2019-05-15 06:00:00 수정 : 2019-05-15 09: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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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권영준 기자] 순둥이가 이를 악물었다. 한화의 ‘아픈 손가락’ 김민우가 298일 만에 선발승을 챙겼다.

 

한화 투수 김민우는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치른 키움과의 ‘2019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5피안타에 볼넷 2개를 내주며 2실점 했지만, 삼진 3개를 솎아내며 키움 타선을 무력화했다.

 

이로써 김민우는 2019시즌 첫 선발승을 챙겼다. 앞서 5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민우는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평균자책점 8.59, 3패만 기록했다. 김민우가 선발승을 기록한 것은 2018년 7월20일 대구 삼성전 이후 298일(9개월23일) 만이다.

 

김민우는 한용덕 한화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고민 끝에 낙점한 5선발이었다. 그만큼 많은 땀을 흘리며 선발 경쟁을 이겨냈다. 출발이 나쁘지는 않았다. 지난 3월31일 대전 NC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실점 하며 패전을 안았으나, 기대를 할 만했다. 그러나 기복이 발목을 잡았다. 4월6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13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4⅔ 동안 4실점하며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지난 8일 문학 SK전에서는 2⅓ 동안 무려 12실점을 하면서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처음 김민우를 봤을 때,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계속 그 믿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자기 공을 믿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화도 내고, 독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김민우에게는 큰 아픔이 있었다. 고교야구를 평정하고 2015시즌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민우는 기대대로 데뷔 첫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그런데 2년 차에 어깨 관절와순을 크게 다쳤다. 어깨 관절와순은 투수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큰 부상이다. 류현진도 같은 부위를 다쳐 장기간 재활을 해야 했다. 김민우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고, 장기간 부상을 이겨내기 위해 간절하게 재활했다. 이 가운데 2017년 초 손가락 혈행장애 판정까지 받으며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고통은 김민우를 막지 못했다. 묵묵하게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다. 포기하지 않고 부상을 이겨낸 김민우는 지난 시즌 한용덕 감독의 믿음 속에 5승9패를 기록하며 희망을 안겼다.

 

지난 시즌은 2차례 큰 부상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신인 시절을 제외하면 김민우가 제대로 프로 무대를 느낀 첫해였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뿜어내기에는 계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용덕 감독은 지속해서 기회를 주며 독려했다. 단순히 기회만 준 것은 아니다. 화를 내며 다그치기도 하고, 다독이면서 품었다. 한화의 마운드를 책임져야 할 기대주이기 때문이다.

 

김민우도 달라졌다. 지난 8일 SK전이 계기였다. 12실점하며 한없이 무너진 이후 이를 악물었다. 한화 관계자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순둥이다. 실제로 팀 선배들이 가장 아끼는 후배 중에 하나다. 그 힘든 재활을 이겨내는 모습을 다 지켜봤기 때문이다. 쾌활한 성격에 애교도 많은 선수”라면서 “하지만 승부욕도 굉장히 강한 선수이다. 감독님은 그 모습을 보고 싶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우 역시 “나도 내 역할을 다하지 못해 화가 난다. 그동안은 안으로 꾹 참았다. 하지만 이제는 표현하려고 한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그동안 퐁당퐁당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투수로 역할을 다하고 싶다. 꾸준하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이어 “선수는 누구나 다 아프다. 아픈 것을 안고 뛴다. 나도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라며 “믿어주신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간절함을 표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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