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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투자’와 ‘투기’의 기준

입력 : 2019-03-31 14:16:01 수정 : 2019-03-31 14: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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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있어서 투자와 투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제아무리 부동산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에게 물어봐도 명쾌히 대답해준 사람을 찾아본 적이 없다.

 

공장·기계·건물이나 원료·제품의 재고 등 생산활동과 관련되는 자본재의 총량을 유지 또는 증가시키는 활동을 사전적 의미에서 투자라고 한다. 이에 비하여 투기는 생산 활동과는 관계없이 오직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 자산이나 금융 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고는 나와 있으나 그 의미가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이 투자와 투기에 있어서 신문기자 출신 청와대 모 대변인의 부동산 소유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와 시끌벅적하다. 누구나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개인의 부동산 소유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생각해 봤다.

 

결론은 그의 부동산 거래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이라는 정부의 핵심 정책과 모순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매입 시점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두 달 전이었고, 온갖 서민 대출 규제를 내놨던 8.2 부동산 대책 이후였다. 거액의 대출은 9·13 대책의 핵심인 ‘대출 규제’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집값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부에 찬물 아니 오히려 열을 빼앗아 가는 드라이아이스를 던진 격이다.

 

심지어 그는 건물 매입 논란에 대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고 가겠다”며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고,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몇십 억원이 되는 돈을 부부가 아무 상의를 하지 않고 결정했다는 엄청난 말을 남기고 떠났다. 부부의 믿음이 탈 우주급 아닌가?

 

사실 그가 평범한 기자로 살았다면 부동산 투기이든 투자이건 중요하지 않다. 투자하든 투기를 하든 땅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투자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절대 범죄행위도 아닐뿐더러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재테크의 수단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거나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먹고 사는 높은 위치에 있을 고위 공직자라면 그 의미는 다르다. 부동산 투기를 해 몇십억 원씩 이익을 챙긴 자들이 마트에서 고추장 100g당 얼마인지를 보고 있는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혹여나 부동산 투자를 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렇게 할 예정인 사람들마저도 스스로가 권력의 근처에 갈 생각마저도 지워야 한다. 투기로 몰리고 싶지 않다면 평범한 자연인으로 살기를 추천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 했던가. 견딜 자신이 없다면 왕관 냄새라도 맡고 싶다는 헛된 꿈조차 꾸지 말기를 바란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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