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인터뷰] 이정후 "당연한 1군 없더라… 모든 것 소중해"

입력 : 2019-03-20 09:38:00 수정 : 2019-03-20 04:15:3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고척 권영준 기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더라.”

 

‘바람의 손자’ 이정후(21·키움)가 돌아왔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어깨를 다쳐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곧바로 수술대에 오른 이정후는 긴 시간 재활에 매진했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린 덕분에 빠르게 회복했고,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시범 경기에도 무리 없이 출전하고 있으며, 개막전 출전 가능성도 매우 높다. 다이아몬드 그라운드로 돌아온 이정후와 고척 스카이돔에서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시즌 목표요?… 건강하게 뛰는 것이요”

 

고척 스카이돔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정후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부상 복귀가 흥분될 법도 하지만 차분함을 유지했다. 이정후는 “벌써 프로 3년 차 선수이다. 속으로 많이 설레이기도 하고,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다”고 설명하면서 “수술을 하고,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간절함이 생긴 것은 맞다. 하지만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치고 나니 ‘건강하게 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수술 이후 지난 4개월을 소회를 밝혔다.

 

올 시즌 목표도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안타나 타율처럼 개인 기록에 대한 목표를 세우려고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치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된다”라며 “건강하게 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건강하게 뛰다 보면 개인 기록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선수는 다치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정후의 타격 메커니즘은 파울이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정확하게 방망이에 맞는다”라며 “상태 투수의 투구 수를 뽑아먹지 못하니 리드오프로 쓰기에 아까운 부분도 있다”고 껄껄 웃으며 농을 던졌다. 그러면서 “3~4년 정도 꾸준하게 파워를 늘리면 3번 타자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미래 구상을 넌지시 전달했다.

 

장정석 감독이 이와 같은 말을 한 이유는 이정후에게서 파워 있는 타격을 봤기 때문이다. 실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면서 체중이 3㎏ 정도 늘었다. 이정후는 “체중을 늘린 게 아니고 쪘다”라고 말해 웃음 폭탄을 터트렸다. 그러더니 “일부러 느린 것은 아니다. 많이 먹었고, 그만큼 많이 운동했다. 일시적으로 많은 운동을 한 것은 아니고, 꾸준하게 했더니 근육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절실하게 운동했다는 뜻이다. 구단 관계자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고 했다”라며 “캠프에서도 훈련 스케줄을 모두 착실히 소화했다. 플레이에 전혀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선수는 다치면 기록에서 손해 본다. 팀에도 영향을 준다. 그만큼 프로로서 가치가 떨어진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멈춰 서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네요. 참 소중합니다.”

 

이정후는 신인 때부터 ‘스타’였다. 아버지의 후광도 있었지만, 본인의 실력으로 증명했다. 신인왕에 이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프로 3년 차 최고 연봉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만큼 멈춤 없이 질주했다. 부상 공백이 두려웠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부상이 아쉬운 것만은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며 정신적으로 성숙했고,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우선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이정후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매일 아침부터 내 몸을 관리하며 고생을 했다”며 “너무 감사하다.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키움의 트레이닝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건우 트레이닝 코치, 양상봉, 박재영, 신재윤 트레이너는 이정후를 자기 몸처럼 관리했다. 이정후는 인터뷰하면서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2군 경험도 소중했다. 이정후는 “신인 때부터 전 경기에 출전했다. 2군에 1개월 넘게 있었던 것은 처음”이라며 “모두가 절실하고 간절하게 운동하더라. 함께 있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당연한 것은 없다. 1군 무대에 있는 자체가 소중하더라”며 “나도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절실하게 운동해야 한다고 마음에 다시 새겼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