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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FA 이적’ 단 1건… 지옥일까 현실일까

입력 : 2019-02-07 06:00:00 수정 : 2019-02-06 15: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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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자유계약(FA) ‘이적 1건’은 지옥일까, 현실일까.

 

프로야구 KBO리그의 FA 역사는 2019년을 기점으로 딱 20년이다. 2000년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총 216명이 자격을 얻었다. 이 가운데 FA 최고액은 이대호(37)가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롯데로 복귀하면서 기록한 4년 150억원(계약금 50억원)이다. 이어 2019년 최고 FA 최대어였던 양의지가 이었다. 양의지는 두산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4년 125억원(계약금 60억)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김현수가 필라델피아에서 LG로 복귀하며 4년 115억원(계약금 65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랭커의 숫자만 보면 ‘억’소리가 난다. KBO리그에는 ‘FA 잭폿’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부와 명예가 따랐고, 시장은 점점 커졌다. 그런데 KBO리그는 ‘풍선’ 속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개인 기량 상승을 통해 리그 전체의 질적 향상 도모한다는 순기능을 등한시하고, 그저 양적으로 팽창했다. 결국 2019년 FA 시장을 기점으로 ‘펑’ 터져버렸다.

 

양의지

FA 이적 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2019년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15명이다. 이 가운데 FA 이적은 양의지 단 ‘1건’이다. 최정(SK·6년 총 106억원·계약금 32억원)을 필두로 12명의 선수가 원소속팀 잔류를 선택했다. 롯데 소속이었던 투수 노경은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겠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넥센(현 키움) 소속이었던 김민성은 각 구단이 본격적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에 돌입한 현시점까지 여전히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민성

김민성이 새 구단을 찾지 못하고 키움 유니폼을 입는다면, 사실상 역대 최소 FA 이적이라는 이정표를 세운다. KBO리그 FA 역사에서 FA 이적이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2008년과 2010, 211년이다. 그러나 2008년과 2011년에는 FA 대상자가 각각 6명과 4명뿐이었다. 2010년에는 당시 한화 소속이었던 이범호와 김태균이 각각 소프트뱅크와 지바 롯데로 이적한 바 있다.

 

10명이 넘는 FA 대상자가 발생한 해에 단 1건의 FA 이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소 기록은 지난해 2건이었다. 민병헌이 두산에서 롯데로, 강민호가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바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시장 가치가 크고, 팀 전력에 온전히 플러스 자원인 FA 대상자는 주목받는다. 하지만 냉정하게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자원은 러브콜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FA 지옥문이 열린 셈이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FA를 신청하는 순간 팀을 떠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냉정한 현실을 설명했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자격을 얻는다고 무조건 FA를 신청하는 시대를 끝났다”고 풀이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FA 제도의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한 선수는 “보상 선수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구단 입장에서는 “이제야 거품이 빠지고 현실적인 FA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의견이다. KBO에서는 FA 등급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이번 FA 시장을 기점으로 KBO리그에서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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