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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뺑반’ 조정석 “앞으로도 계속 거칠고 싶어요”

입력 : 2019-02-05 21:14:05 수정 : 2019-02-05 21: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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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도, ‘오 나의 귀신님’ 강선우도, ‘질투의 화신’ 이화신도 모두 지웠다. 생애 첫 악역 도전에 나선 조정석은 ‘뺑반’의 조재철에 대해 “결이 다른 새로운 변신이었다”고 답했다. 스크린에서 보는 자신의 얼굴도 새로웠다고, 그렇지만 기분 좋은 변신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뺑반’은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물. 조정석은 한국 최초 F1 레이서 출신으로 스피드에 미친 사업가 정재철 역으로 분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을 선보였다.

 

조정석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정재철의 미묘하고 디테일한 감정을 섬세하게 구현해냈다. 날 선 표정의 서늘한 연기부터 폭발하는 광기까지 그의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이었다. 나아가 고강도의 카 체이스 액션신까지 직접 소화해낸 그의 열정은 ‘뺑반’에 고스란히 담겼다. 

-‘뺑반’은 어떤 작품인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 그대로다. 반듯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포장된 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마치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 같은 거친 느낌이어서 좋았다.”

 

-정재철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 나갔나.

 

“사실 정재철은 ‘이상한 놈이다’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는 인물 아닌가.(웃음) 다만 ‘나쁜놈’ ‘악역’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지 않았다. 물론 영화 안에서 그런(악의) 축을 담당하는 인물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연기하면 더 별로 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악역’을 염두했다면 더 야비한 얼굴이 나왓을 것 같다. 목숨걸고 레이싱을 뛰었던 경험도 묻어나야 하고, 경찰청장과의 대화에서도 내가 쥐락펴락해야 하는데 (정재철은) 그게 아니지 않나. 자수성가 스타일이다 보니 그런 관계 형성이 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걸 만나면 짜릿한 기분이 든다.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낱말 퀴즈를 풀며 느끼는 재미처럼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많이 열려있는 캐릭터이다 보니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정재철의 기조는 불안함이었다. 내 것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불안함이랄까. 나긋나긋하게 대답하더라도 내면엔 불안함을 항상 간직하고 싶었다. 말을 더듬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한숨도 잘 쉬고 불안함이 항상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나리오에도 말 더듬는 설정이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중점을 뒀다. 흥분하면 말을 더 심하게 더듬는 친구였다. 다 계산하진 않고 특징을 잡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듯하다. 흥분하고 감정 과열 상태에서 대사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더듬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웃음) 어디까지나 상상력으로 구현해 낸 인물이다.”

 

-기존 캐릭터와 정반대의 인물이었다. 부담감은 없었나.

 

“새로운 역할을 만날 때 쾌감이 더 크다.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생긴다.(웃음) 새로운 변신이었기에 부담은 없었고, 흥미롭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다. 미리 생각해둔 연기를 하지 않아서 재밌었다. 열어놓고 촬영한 작품이었다.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모니터 후 다르게도 해보고 하는 과정들이 좋았다. 민재(류준열)과 재철의 상성도 좋았다. 절재되어 있는 민재과 흥분하고 불안한 재철의 관계성이 잘 맞는 느낌이었다. 상대가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받는 사람의 행동도 달라지지 않나. ‘뺑반’의 매 장면이 그랬다.”

-직접 카체이스 액션 신을 소화했다고.

 

“운전도 하랴 연기도 하랴 정말 힘들었다.(웃음) 모니터를 하면 내 얼굴이 정확하게 나오고 내가 운전하고 있다는 게 정확히 보여서 좋더라. 그 와중에 연기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기니까 ‘느낌 있는데?’ 싶었다. 새롭고 어려운 시도였지만 CG없이 실제로 촬영하고, 완성해가는 희열이 있었다. 탐크루즈가 왜 ‘미션 임파서블’을 하는가 공감이 됐다. 더 좋은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조금 위험하더라도 열심히 촬영했다. 사실 위험한 것도 별로 없었다. 리허설도 완벽히 하고 스태프 분들이 멍석을 워낙 잘 깔아주셨다.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든든하더라. 제작진과 연출부의 승리다.(웃음)”

 

-특별히 어려웠던 부분은.

 

“행동에는 이해가 필요한데 (정재철은)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많이해서..(웃음)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이해가 되더라. 형편이 안좋다가 자수성가 하다보니 삐뚫어지게 자라서 그런 마음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차도 광분하지 않고 정교하게 부순다. 그런 과정조차 재밌었다. 시나리오만 봤을 땐 광분해서 부술 것 같은데 말이다. 이런 고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재밌었다. 좋은 장면을 위해 연구하는 자체를 즐기니까 배우라는 직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재철의 의상도 인상적이었다. 

 

“정재철의 모든 의상은 감독님, 의상팀과 정말 신중하게 골랐다. 모든 사람들이 굳이 이야기 하진 않았지만 ‘정재철은 이상한 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웃음) 서로 바라보고 있는 지점이 같으니까 말이다. 색감의 조화도 고려했다. 너무나 이상한 조합의 색상이었지만 조화롭진 않아도 나쁘지 않은, 또 어떻게 보면 이상한 의상들이었다. 모자 하나를 써도 어떤 각도로 쓸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아직 ‘도전’하지 못한 역할이 있다면.

 

“아이의 아빠. 부모 역할은 아직 한 번도 안 해봐 생소하다. 물론 간접 경험을 통해 상상력을 부합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겠지만 아이의 아빠가 되어 연기하는 모습이 생경하다. 언젠가는 하겠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직 감이 잘 안온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가 재밌고 설득되는 캐릭터라면 언제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행여 잘못된 선택이라 할지라도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 ‘조정석’ 하면 ‘로코’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다만 로코만 하면 재미없지 않겠나. 이런 건 어떨까? 싶은 작품들도 해보고 싶다. 다채롭게 내 필모를 그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긍정적이고 도전적이다. 평소 성격 탓인가. 

 

“공연을 하다보니 단련된 것 같다. 정말 ‘망작’도 해보고 너무 잘 되서 앵콜 공연을 한 공연도 해봤다. 텅텅 비어있는 공연장, 반면 너무 꽉차서 엄청난 열기의 공연장에도 서보고 20대 초반에 그런 온도차를 많이 느껴봤다. 도전과 모험은 끝까지 하고 싶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나. 누가 잘 못한다고 한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도 없고 잘한다고 해서 으쓱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는 대로 하는 게 맞고, 그런 확신을 가지고 해야한다고 본다. 그런 자신감이 없다면 이 직업은 하지 못한다. 확신에 찬 연기를 해야하는데, 활자로 된 글을 실제로 구현해서 많은 사람들을 믿게해야 하는 것이 배우다. 자신감은 늘 있다. 확신을 가지고 했지만, 실패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던지면 된다. 정답이 어디있겠나.”

 

“숙련된 연기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나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지만 계속 거칠고 싶다. 매끈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웃음) 못할 것 같은 것도 도전해 보고, 아주 잘 할 수 있는 것도 다시 해보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해보고 싶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JS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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