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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뺑반’ 류준열 “내게 주어진 몫, 그만큼 하고 싶어요”

입력 : 2019-02-05 21:11:11 수정 : 2019-02-05 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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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자신의 몫 해내는 사람. 배우 류준열이 바라는 스스로의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뺑반’은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물. 극 중 류준열은 ‘뺑반 에이스’ 서민재 순경을 연기했다. 덥수룩한 머리와 안경, 오래된 폴더 폰까지 겉보기는 어수록해 보이지만 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과 지식을 지닌 인물. 누구보다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는 ‘뺑반’의 반전 캐릭터다. 

 

최근 ‘뺑반’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월드와 만난 류준열은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가장 중요했던 건 감독님과의 미팅이었다. 대화가 너무 잘 통하더라”며 한준희 감독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또한 함께 출연한 공효진, 조정석을 언급하면서 “지인들에게 조정석, 공효진, 류준열 출연의 ‘뺑반’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내가 뺑소니범인줄 알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선한 조합, 색다른 캐스팅의 세 배우가 ‘뺑반(뺑소니 전담반)’으로 만났다.  

 

-캐릭터 구축은 어떻게 했나. 

 

“시나리오 상의 민재는 과거도 있고 전체적으로 울적한 캐릭터였다. 새로운 재미를 찾던 중에 반대로 ‘더 밝게 가보자’ 생각을 하게 됐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면 의견을 제시하면 감독님이 다 좋아해주시더라.(웃음) 민재의 변화 전후를 1부, 2부로 나눴을 때, 1부에서 울적하던 민재가 너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버리면 작위적인 느낌이 날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 부분에 대해 경계를 많이 했다. 그리고 ‘경찰’ 캐릭터 프레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실제로 아는 순경 형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형이 ‘뺑반’은 아니지만 형을 보다보니 경찰 이미지가 내가 평소 생각하던 바와 많이 다르더라. 터프하고 범인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직업이라 생각했는데, ‘친절’이 중요한 직업이었다. 그런 부분들은 어떻게 캐릭터에 녹여볼까 생각하다가 지금의 민재의 캐릭터가 나왔다. 밝은 웃음을 가진 친절한 경찰이지만 웃기 위해 웃는 건지, 정말 즐거워서 웃는 건지 잘 모르겠는 인물 말이다. 경찰들도 ‘친절’에 대한 압박이 있더라.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2부를 고려하지 않고 1부를 연기했다. 1부의 캐릭터를 잘 만들어 놓으면 민재를 더 재밌고 공감가게 봐주실거란 확신이 있었다. 원래 계획은 1부의 서민재를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1부의 서민재 캐릭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다. 그러다 1부 말미에 이성민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들, 갚으면서 살자’라는 회상 신의 대사와 미소가 민재 캐릭터를 바꾸는 주요한 요인이었다. 그 연기를 보고 나니 너무 뭉클하더라. 진짜 우리 아빠 같았다. 아버지도 아닌 ‘아빠’였다. 그런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도 1부의 서민재처럼 가면 안 될 것 같았다.감정을 더 보여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정재철을 체포할 때는 다시 서민재로 돌아와서 관객들도 기다렸던 서민재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 장면을 보고 많이들 웃어 주시더라.”

 

-카 체이스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고 들었다. 평소 운전을 잘 하는 편인가.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운전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을 더 느끼고 있다.(웃음) 친구들과 여행을 가도 ‘너 피곤하니까 내가 운전할게’라고 하고 운전대를 잡는 편이다. 영화를 통해 슈퍼카를 몰아볼 기회도 생겨 더 좋았다. 영화에서 등장한 차들이 다 1종 보통이었다. 오래 탄 아버지의 차가 1종 보통이어서 무리없이 운전할 수 있었다.”

 

-힘들었던 장면을 꼽는다면.

 

“지금 다시 찍으라고 하면 처음부터 다시 찍고 싶은 마음이다.(웃음) 모든 배우들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사실 힘들었던 장면은 없었다. 그래도 하나를 꼽자면 운전하며 연기하는 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민재 캐릭터는 정재철(조정석)에 비해 운전 시간은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보여줘야 했다. 나중에 보니 정석이 형은 이미 차 안에서 많은 걸 하셨더라.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운전이 익숙한 것처럼 보여야 하고, 차가 부서지는 와중에도 아무 일 없는 듯 연기해야 했다. 레이서들은 굉장히 침착하다. 그런데 잘 안되더라. 운전을 직접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듯이 연기하는데...기어를 바꾸면서 표정도 바뀌고 (웃음) 그 연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편집을 잘 해주셨더라. 내가 원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공효진, 염정아, 전혜진까지 여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어렸을 때부터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여동생이 있지만 말이다.(웃음) 그런데 배우 생활을 시작하고 누나들과 작업을 많이 하게됐다. 여성분들과의 호흡은 긴장도 하지만 편하고 재밌다. 돌아보면 이상하게도 여성 감독님들과의 작업도 많았다. 현장에서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특히 공효진 선배님의 경우 성별을 떠나 ‘공효진만의’ 캐릭터가 있지 않나. 그게 영화 ‘뺑반’, 그리고 선배님이 가는 길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관객들도 그런 점을 사랑해 주시는 듯 하다. 배우가 자신의 이름 하나만으로 설명된다는 것은 부럽고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조정석은 어떤 동료였나.

 

“‘조정석만의 연기’가 있다. 그런 수식어를 얻을 수 잇는 비결을 알고 싶었다. 현장에서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그러다가 형이 굉장히 섬세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배려도 정말 깊다. 어느정도냐면 배려를 받을 당시에는 못느낀다. 그런데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그게 배려였다는 걸 깨닫는다.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다. 최근에 함께 영화를 홍보하면서 더 느낀다.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에서 왜 이런 행동을 했었는지, 내 감정이 어떻고 어떤 위로를 받았는지 더욱 느끼게 됐다. 이게 베테랑이구나, 조정석의 힘이구나 싶었다.”

 

-쉼 없이 영화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재밌고 색다른 지점을 찾다보니 계속 영화만 찍게 됐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많이 좋아한다. 영화 때문에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 배우와 감독의 길을 고민하다가 배우에 도전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애착이 더 있다. 분명한 점은 영화를 만드는 일에 계속 힘을 쓸 것 같다는 점이다.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제작, 미술, 조명, 촬영 등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많다.” 

 

-‘뺑반’부터 ‘돈’ ‘전투’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책임이 막중해진 느낌이다.

 

“내가 ‘책임’이라는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한다. 정말 중요한 단어인데, 나에겐 조금 무겁게 느껴지더라. 개인적으로는 ‘책임’보다는 ‘몫’이라는 단어를 쓴다. 배우, 스태프들이 톱니바퀴 속에서 돌아가면서도 자신이 맡은 몫이 다 있다. 누구든 자신의 몫을 잘 해내면 작품이 완성된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몫을, 딱 그만큼만 하고 싶다. 더 넘어서는 것도 분수에 맞지 않는다. 반면 내 몫을 다 채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딱 그 정도의 몫을 해내고 싶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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