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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2-05 19:24:22, 수정 2019-02-05 20:44:19

    10년 만에 ‘한파’ 맞은 슈퍼볼… 왜?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슈퍼볼’이 10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인종차별 여파가 악재를 불러왔다.

       

      미국 프로풋볼(NFL)의 결승전인 슈퍼볼은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이다. 1억명이 넘는 시청자가 슈퍼볼을 지켜보고, 글로벌 브랜드 기업이 천문학적인 거금을 쏟아부어 광고 및 홍보 활동을 펼친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제53회 슈퍼볼은 예외였다. 10년 만에 시청자가 9000만명대로 떨어졌고, 슈퍼스타들도 슈퍼볼 공연을 보이콧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닐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로스앤젤레스 램스의 슈퍼볼 맞대결 시청자는 약 982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필라델피아가 뉴잉글랜드를 41-3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슈퍼볼 시청자 수는 1억340만명에 달했다. 이번 슈퍼볼은 지난해와 비교해 500만명 이상 급감했다. 슈퍼볼 시청자가 1억명을 넘기지 못한 것은 2009년(9870만명) 이후 10년 만이다. 또한 2008년 슈퍼볼 시청자 9740만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슈퍼볼의 한파는 어느 정도 예견했다. 바로 인종차별 논란 때문이다. NFL에서는 지난 2016년 '무릎 꿇기 사건'이 발생했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시범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혼자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인종 차별하는 나라를 위해 일어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장면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공화당 상원의원 지원 유세 중 '미국 국기에 결례를 범하는 개XX를 끌어내서 해고해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 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캐퍼닉을 영입하려는 팀은 32개 팀 중 단 하나도 없었다.

       

      반발이 시작됐다. 200여 명이 넘는 선수들이 무릎을 꿇고 주먹을 치켜들며 캐퍼닉을 지지했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슈퍼스타들이 슈퍼볼 출연을 거부하고 나섰다. 인종차별에 저항한 캐퍼닉을 보호하지 않은 NFL과 손잡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실제 이번 슈퍼볼을 앞두고 제이지(Jay-Z), 리한나(Rihanna), 핑크(P!nk), 카디 비(Cardi B)가 출연을 거부했다. 여기에 마룬 파이브와 함께 합동 공연을 예고한 트래비스 스캇과 빅보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마룬파이브의 슈퍼볼 보이콧을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은 벌써 10만명이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도 찬물을 끼얹었다. 슈퍼볼 주관방송사는 경기 당일 대통령 인터뷰를 방송하는 것이 전통이다. 2004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시작한 이 전통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임기 8년 동안도 빠짐없이 진행했다. 그런데 여기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트럼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슈퍼볼 당시 자신에게 비판적인 NBC가 주관방송사라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부했다. CBS가 주관방송사로 나선 올해에는 인터뷰에 나섰다.

       

      그런데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NFL을 좋아하지만, 아들이 하기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자식에게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정말 위험하고 거친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서도 “당신들은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되고 국기와 나라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그것을 원하고, 국민도 그것을 원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슈퍼볼 시작 전부터 이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이는 흥행으로 직결했다. 여기에 희대 오심 사건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뉴올리언스 세인츠가 지난달 21일 내셔널콘퍼 런스(NFC) 챔피언십에서 희대의 오심 탓에 램스에 슈퍼볼 진출권을 빼앗겼다. 이에 뉴올리언스 팬들은 슈퍼볼에 대한 관심을 뚝 끊었다. 닐슨에 따르면 뉴올리언스 지역 슈퍼볼 시청률은 지난해 53.0%에서 올해 26.1%로 반 토막이 났다.

       

      슈퍼볼 경기력도 최악이었다. 이날 결과는 뉴잉글랜드가 램스를 13-3으로 꺾고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슈퍼볼 역대 가장 저조한 득점이었다. 전반전이 끝난 시점에서 점수는 3-0이었다. 슈퍼볼에 찾아온 한파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NFL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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