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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31 03:00:00, 수정 2019-01-30 20:32:00

    명확한 보상 기준 없는데…'한국형 레몬법' 안착할까

    • [한준호 기자] 올해 시행된 ‘한국형 레몬법’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까.

      ‘레몬법’은 소비자가 구매한 차량에 하자나 결함이 있을 경우, 제조사로부터 교환, 환불, 보상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미국의 소비자 보호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현미 장관이 최근 열린 국산 및 수입차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직접 자동차업계에 해당 법안의 조기 정착을 위한 협조를 적극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이를 지킬 수 있는 기업들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명확한 보상 기준 확보가 늦어져서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당연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경우까지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한지 등 세부적인 기준 마련이 늦어지는 바람에 계약서에 이를 반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일부터 법이 시행됐지만 국토교통부가 보상 기준을 뒤늦게 마련한 까닭에 일부 소비자가 신차 구매 시 교환 및 환불 항목을 계약서에 넣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에야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만든 ‘자동차 교환·환불 중재규정’을 국내 및 수입 제작사에 통보했다.

      현재 유일하게 한국형 레몬법을 계약서에 반영한 곳은 볼보차코리아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의 취지가 좋은 만큼 일찌감치 반영을 결정했다”며 “10일에 관련 규정을 전달받았지만 1일 구매한 소비자분들까지 소급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는 아직 관련법 적용에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 국산차 관계자는 “10일 전달받은 규정에 따라 이를 각 대리점에 전달하고 직원들을 교육하고 구매 계약서에 반영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르면 2월, 늦으면 3월이 돼야 이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 교환 및 환불 등과 관련한 중재는 법원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에 설치된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를 자동차 제조사들에 강제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국토교통부 측은 한국형 레몬법으로는 중재규정을 자율적으로 수락하도록 했을 뿐 강제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법원으로 가면 3심까지 거쳐야 하지만 이를 한번에 해결하기 위한 게 법 취지인 만큼 소비자나 제조사 모두 간편해서 좋을 수도 있지만 그런데도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좀 더 사례가 쌓여야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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