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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성폭행 침묵과 무책임’… 불시정지 키웠다

입력 : 2019-01-24 09:00:00 수정 : 2019-01-23 16: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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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의 침묵과 무책임이 화를 키웠다.

 

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실업축구팀에서 지도자와 선수 사이에 성폭력 사건이 터졌다. 하지만 구단은 이를 두고 침묵했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H 전 감독에게 가장 큰 잘못이 있지만, 이를 두고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한 한국수력원자력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한국 체육계에 숨겨졌던 ‘성폭행 사건’이 우후죽순 터지고 있다. 논란의 온상지인 한국빙상연맹을 시작으로 유도, 양궁, 세팍타크로 종목에서 ‘미투 운동(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통해 성폭행 및 희롱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엔 축구이다.

 

골자는 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실업축구팀의 창단 사령탑인 H 전 감독이 소속팀 선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했고, 이 사실을 확인한 구단은 지난 9월 H 감독을 해임했다는 것이다. 현재 H 전 감독은 외부와 연락을 두절한 상태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H 전 감독은 16세 이하(U-16) 여자대표팀 사령탑이던 지난 2016년 직장 내 성희롱 사건으로 해임됐다. 대한축구협회 여직원에게 성적인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낸 것이 밝혀지면서 퇴출당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2016년 창단한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듬해 3월 H 전 감독을 창단 지도자로 선임했다. 애초 구단 측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지해줬다면, H 감독을 선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협회 실무직원이 구단 측에 이 사실을 공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당시 채용 관련 실무자가 바뀌어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사건 직후 은폐 및 침묵한 것도 문제다. 성폭행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를 한국 여자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에 알려 중징계를 내리고 유사 사건이 있는지 조사를 해야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피해자가 사법 기관 등의 조사를 원치 않아 의견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즉 사건을 알리지 않았지만, 은폐한 것은 아니다는 비상식적인 행보를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공기업이다. 지난 2013년 원전비리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국정감사를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분리 창립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징계를 받은 직원만 3877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40%가 넘는 수치”라고 밝혀져 경악하게 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모자란 마당에 최근에는 또다시 납품비리로 논란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음주 금지국인 UAE에서 해외 직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국가적 망신을 당했고, 사내 고발을 통해 성희롱, 상사의 폭언 등 갑질 문제까지 터졌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단 성폭행 사건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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