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벤투호가 살얼음 16강 단판 승부를 앞두고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파울로 벤투(49·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지휘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바레인과의 ‘2019 UAE 아시안컵’ 16강전에 나선다. 앞서 벤투호는 조별리그 3전 전승, 무실점 4득점으로 조 1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카타르-이라크의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16강부터는 패하면 짐을 싸야 한다. 살얼음판 승부다. 그러나 벤투호는 연이은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우선 줄부상에 괴롭다. 앞서 대회 개막을 앞두고 무릎을 다쳐 귀국했다. 이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기성용(뉴캐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부상을 당했다. 기성용은 햄스트링 부상의 회복 속도가 더뎌 대표팀 하차를 결정했다. 이재성은 오른발 엄지발가락 근육 손상으로 조별리그 2~3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 도중 당하는 부상은 어쩔 수 없지만, 대표팀 선수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사실이다. 나상호는 대표팀이 대회가 열리는 UAE로 출국하기 전부터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기성용의 햄스트링은 애초 고질적인 부상 부위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의무 직원이 UAE까지 대표팀과 동행하다 사직했다. 일각에서는 의무 직원과 협회의 불화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협회 측은 “계약 기간이 끝난 것이다. 협회는 지속해서 함께하길 원했지만, 답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단이 받았다. 선수 몸을 관리·보호해야 할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협회는 책임을 피할 길은 없다.
줄부상만 걱정이 아니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전북)는 갈팡질팡하는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퍼드가 영입을 제안했지만, 거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협상에 나선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는 것이 골자다. 대회에 집중해도 모자란 마당에 자신의 거취를 두고 갖가지 이야기가 들리면서 어수선하다.
여기에 나상호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조별리그에서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면서, 협회의 선수 운용 개입설까지 터졌다. 협회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단락했지만, 지속해서 들리는 잡음에 혼란스럽다.
내부 결속을 통한 응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표팀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도 감독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강호 우루과이, 칠레를 상대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지휘 능력을 인정받은 벤투 감독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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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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