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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12 13:34:28, 수정 2019-01-12 14:49:09

    [SW위크엔드스토리] 변치않는 배우 이시언, 그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

    •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배우가 있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존재감을 가진 이 배우가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는 다름아닌 ‘예능’이었다. 배우와 예능인. 누군가는 피하고자 했을 경계선에 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데뷔 11년 차 배우 이시언의 이야기다.

       

      대기를 많이하는 ‘대배우’가 이제 ‘대세 배우’가 됐다. 가족같은 멤버들이 우스갯소리로 내뱉은 ‘대배우’의 호칭은 이제 그의 대표 수식어가 됐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객관화한다. 지나칠 만큼 겸손하다. 배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변하지 않고 ‘항상 지금만 같기를’ 기도하는 겸손한 배우다. 이것이 그가 진정한 ‘대배우’로 나아가는 방법 일지도 모른다.   

       

      ▲배우의 꿈 품고 상경한 ‘부산 사나이’

       

      서울예대에 합격한 이시언은 고향 부산을 떠나 서울로 상경했다. 졸업 후 대학로 극단에서 꿈을 키운 그는 2009년 영화 ‘친구’를 각색한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본격적인 데뷔작을 치렀다. 스물 여덟. 결코 어리지 않은 나이였다. 그러나 배우의 길은 쉽지 않았다. 오랜 노력 끝에 선보인 데뷔작이었지만, 이후에도 긴 무명생활로 생활고에 시달렸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그를 다시금 주목받게 한 건 tvN ‘응답하라 1997’(2012)이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이시언은 그와 딱 맞는 캐릭터 방성재 역을 맡아 구수한 사투리를 쏟아냈다. 교실에서 ‘다마고치’를 애지중지 키우는 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처음 보는 사람과의 수다도 술술 풀어나갔다. 어떤 장면에 등장해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이 배우 이시언의 매력이었다.

       

      ▲혼자가 아닌 인간 이시언의 ‘나 혼자 산다’ 

       

      이후 ‘상어’(2013) ‘모던파머’(2014) ‘호구의 사랑’(2015) ‘순정에 반하다’ ‘리멤버-아들의 전쟁’ ‘W’(2016) ‘맨투맨’(2017) ‘다시 만난 세계’(2017) ‘투깝스’(2017) ‘라이브’(2018) ‘플레이어’ 등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하게 ‘터진’ 것이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다. 이제 ‘나 혼자 산다’는 이시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방송이 됐다. 

       

      2016년 9월 무지개 라이브 코너에 출연한 이시언은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고정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이시언은 ‘자취남’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짠한 공감을 이끌었고, 발로 뛰는 중고 거래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또 하나의 반전은 그의 ‘아파트 청약 당첨’. 대학 졸업 이후 3만원씩 꼬박 7년동안 주택 청약 저축을 한 그는 상도동 아파트에 떡 하니 당첨되는 행운을 만났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전국에 중계됐다.

       

      그런 그가 이사를 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친구 초대’다. “부산 친구들을 집에서 재우고 싶어요. 한 번도 자고 간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한결같이 정 많은 사람이다. 친구들과의 남다른 우정 또한 그의 인간미를 짐작케 했다. 찰나의 방송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그의 절친 ‘부산 얼간이들’의 몫이 컸다. 지난해 여름에는 사직 구장에서 생애 첫 시구에 나섰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상경한 ‘부산 사나이’가 마주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나아가 물오른 예능감으로 헨리, 기안84와 이른바 ‘3얼 라인’을 구축하며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시언은 ‘2018 MBC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나 혼자 산다’의 ‘1얼’로 활약한 덕분이었다. ‘대배우’라는 수식어 또한 ‘나혼산’ 멤버들이 그에게 지어준 애칭이다. 그 단어를 접할 때마다 “말도 안되게 부담되고 부끄럽다. 그래서 ‘대기를 많이 하는 대배우’라고 말한다”며 손사레를 치는 그의 꾸미지 않은 매력이 물론 시청자에게도 오롯이 전달되고 있다.

       

      그는 항상 겸손하다. ‘나혼산’을 언급하면서도 “최고의 MC, 개그우먼, 모델, 웹툰 작가다. ‘일등을 해 본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어 영광”라고 자신을 낮췄다. 대단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고맙다고 재차 강조했다. 

      ▲‘라이브’ 그리고 배우 이시언

       

      금요일 밤 최고 예능 프로그램인 ‘나혼산’을 통해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겠지만, 지난해 그는 배우로서도 인상깊은 활약을 보였다. tvN ‘라이브’에서 현실감 넘치는 지구대 경찰을 연기했고, OCN ‘플레이어’에서 천재 해킹 마스터로 키플레이어급 활약을 펼쳤다. 작품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은 작품이지만 ‘플레이어’ 속 캐릭터에 대해 “스스로는 만족을 못했다.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됐다. 

       

      그런 그에게 ‘라이브’는 ‘넘치는 작품’이었다. 애드립 하나 없이 연기했지만 책이 주는 힘을 느꼈다. “좋은 이야기만 있다면 작은 배역이라도 상관 없다”는 그에게 강남일 역의 출연 제안은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비중이 작아도, 대사가 없어도 ‘라이브’ 촬영장은 행복 그 자체였다.

       

      새로운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야하는 배우로서 예능 속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나의 경우 실보단 득이 많지 않나 생각한다. 당장 ‘라이브’만 해도 노희경 작가님이 ‘나 혼자 산다’를 보고 연락을 주셨다. 배우라면 예능에 대한 안 좋은 시각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나는 얻은 게 더 많다”고 말한 그는 “많은 옷을 입어보고 싶은 게 사실이다. 다만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기다리는 느낌도 좋다. 조바심이 많아지면 실수할 수 있다. 욕심이 과하면 안좋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20대 후반에 데뷔해 벌써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의 앞날도 불확실하다. 이미지 소진이 불가피하고, 당장 내일이라도 그런 날이 올 수 있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큰 욕심은 없지만 지금처럼 계속 연기하고 사랑받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2019년, 그는 다시 한번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아내를 죽였다’로 첫 영화 주연에 나선다. 

       

      마지막까지 그는 솔직하고 담담했다. “40개 작품을 했다면 그 중 35개가 다 비슷한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다보면 다른 옷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 배우로서 걱정도 사라지고 좋은 가정도 꾸릴 수 있을 것 같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비에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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