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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화장품’ 효과… 헛된 기대는 금물

입력 : 2019-01-01 03:00:00 수정 : 2018-12-31 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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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입소문… 공동구매 열풍도 / 줄기세포 기를 때 쓴 배양액 함유 / 피부에 발라서 흡수되는 양 ‘미미’ / 화장품 원료 일종… 특별하진 않아

[정희원 기자] 피부관리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아이템 중 하나가 ‘줄기세포 화장품’이다.

 

줄기세포는 자기재생능력 및 분화능력을 가진 원시세포로, 망가진 세포를 재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첨단 생명과학의 정점에 서 있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화장품이라고 하니 어쩐지 더욱 신뢰가 간다며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적잖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백화점이 아닌 SNS에서 이들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과거 10년 전 국내에 줄기세포 붐이 불었을 때만 해도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뷰티 관련 대형 기업 역시 연계한 화장품을 내놓았지만, 최근에는 시들한 편이다. 로레알·엘카 등 글로벌 기업에서도 특별히 줄기세포를 앞세운 마케팅에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과 바이오기술의 결합은 하나의 뷰티트렌드로 자리잡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줄기세포가 인기가 있다고 해서 확실한 연구결과 없이 무리하게 제품에 이를 결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줄기세포 화장품이 떠오른 것은 ‘입소문 마케팅’의 온상지 SNS채널의 인플루언서 덕분이다. 이들은 자신이 다져놓은 ‘팔로워’를 기반으로 기업 광고·홍보에 나서거나 자신이 직접 물건을 선별해 공동구매를 기획한다. 줄기세포 화장품은 제품 특성상 고급마케팅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에 판매할 수 있어 자주 거론된다. 인플루언서들의 멋진 사진과 광고문구를 보는 팔로워들의 구매욕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에는 엄밀히 말해 줄기세포가 들어 있지 않다. 줄기세포는 살아있는 물질로 화장품에 넣으면 사멸하는 만큼 현재 과학기술로는 이를 직접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줄기세포 화장품은 ‘줄기세포 배양액 추출물을 분석해 얻은 유효성분을 인공적으로 재조합한 화장품’을 함축한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이를 줄기세포 자체가 든 제품으로 오해할 소지가 높다. 줄기세포 화장품이 아닌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옳은 표현이다.

 

박귀영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줄기세포 화장품, 스템셀(줄기세포) 등의 용어는 직접적으로 명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줄기세포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피부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 표피에는 각질층과 밀착연접(tight junction) 등 물리적 장벽이 있어 화장품의 효과적인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피부에 자신의 줄기세포를 직접 주사해 피부를 젊게 되돌리는 시술이 떠오르는 추세인데,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이와 동등하거나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적잖다”며 “주사를 통해 직접 피부에 실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것에 비해 화장품으로 흡수되는 양은 아주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식약처는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 원료로 채택하고 있지만 이 자체에 대한 특별한 효과를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말 그대로 ‘화장품 원료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인플루언서들이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을 엄청난 연구의 산물로 소개하거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통해 브랜드를 출시한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추세이나, 사실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은 다른 기능성 화장품과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보습제에 비해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유리한 점이 있다면, 동물성 줄기세포 배양액을 사용할 경우 배양 과정에서 피부에 좋은 성장인자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다양한 성장인자 중 EGF(상피세포성장인자)와 bFGF(섬유아세포성장인자)가 피부재생 및 노화방지 역할을 하고, TGF(전환성장인자)-β가 미백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잘 맞는 피부타입이라면 꾸준히 사용해도 괜찮지만, 모든 피부고민을 해결해주는 마법의 화장품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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