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멋쟁이들은 다 입네… 코듀로이 화려한 부활

입력 : 2018-12-18 03:00:00 수정 : 2018-12-17 18:23:4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럭셔리브랜드부터 아웃도어까지 핫 아이템으로 출시

[정희원 기자] 2~3년 전만 해도 패션피플들이 ‘세기말 패션’이라며 ‘절대 입지 않겠다’고 외치던 패션아이템은 단연 ‘코듀로이’, 속칭 ‘골덴’ 소재 의류였다. 이들 아이템은 1980~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겨울철이면 엄마들은 감기에 걸리지 말라며 으레 두꺼운 소재에 세로로 올록볼록 골이 진 ‘골덴바지’를 꺼내 입혔다. 분명 보온성 면에서는 ‘최강’이었으나 입기 싫은 아이템으로 꼽혔다. 사춘기 중학생 무렵 갈색 골덴바지를 입는 아이는 ‘아직도 엄마가 골라주는 옷을 입느냐’며 놀림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골덴이 패션 업계에 화려하게 돌아왔다. 심지어 모든 성별에서 이를 환영하고 있다. 지난해 프라다·구찌·멀버리에서는 이미 코듀로이를 비중있게 다뤘다. 올해는 이자벨마랑·아크네스튜디오·씨바이클로에 등에서도 이를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다. 바지뿐만 아니라 재킷, 수트, 스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에 코듀로이 소재를 차용하고 있다.

2000년대생 아이들이 과거의 패션을 선망하는 ‘뉴트로’가 떠오르며 골덴도 함께 부상했다. 여기에 모범생처럼 보이도록 하는 ‘너드패션’까지 가세를 더해 ‘골덴’은 말 그대로 ‘인싸’(인사이더, 활발하고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이라는 신조어)로 자리잡았다. 코듀로이의 첫번째 전성기는 1950~60년대다. 미국 프린스턴대 학생들이 자주 입으며 ‘아이비리그 스타일’로 굳어졌다. 이후 비틀즈가 코듀로이 수트를 입고 나와 유행의 정점을 찍었다. 존 레논은 오노 요코와의 결혼식에서 아이보리색 골덴바지를 입었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올해는 럭셔리브랜드를 포함해 아웃도어·스트리트 브랜드에서도 코듀로이 패션을 쏟아내며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SPA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다. 자라와 유니클로, H&M은 골덴 아이템에 적극적이다.

인스타그램 내에서도 코듀로이는 ‘올해의 패션아이템’으로 굳어질 모양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멋쟁이들은 코듀로이를 활용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합성섬유를 섞어 더 부드럽고 신축성까지 좋아졌고, 골이 촘촘하게 지며 보다 세련된 스타일로 변신했다.

특히 바지의 경우 과거 짙은색에서 벗어나 아이보리·크림·베이지 등 밝아지고 있다. 갈색 골덴바지에 아이보리색 양털재킷을 걸치거나, 베이지 코듀로이 재킷에 검정 터틀넥을 매칭하는 ‘클래식한 패션’도 인기다. 여성은 A라인 스커트에 롱부츠를 매치하면 깜찍하다.

다만, 코듀로이가 부활했다고 옷장 속에 잠든 옛날 옷을 꺼냈다간 낭패를 입기 쉽다. 패션 업계가 복고를 다룬다는 것은 ‘옛날 옷을 그대로 입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재해석을 통해 과거의 스타일을 요즘에 맞게 선보인다는 의미니 고이 넣어두자.

코듀로이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따뜻한 겨울날씨에 지적인 이미지를 주는 골덴소재를 매칭하는 게 계절과 제법 어울린다. 실제로 국내 의류업계의 코듀로이 의류 제작규모를 봤을 때 이는 올해의 ‘핵심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보통 한 브랜드에서 단일품목 옷을 1000장 이상 제작하면 그 계절의 주력품목으로 볼 수 있다. 올해 대다수 국내 브랜드들은 코듀로이 품목을 한 디자인에 1500벌 가까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