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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2-06 07:00:00, 수정 2018-12-05 16:01:56

    [SW의눈] 표류하는 선수협, 책임지는 리더없는 ‘친목회’로 전락

    • [김재원 기자] “현안이 시급한데, 모두 딴 데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다.”

       

      1년 이상 표류 중이지만 올해도 선장을 정하지 못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에 대한 한 선배 야구인의  말이다.

       

      선수협은 있지만 책임자가 없다. 회장 자리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석이다. 지난 2017년 4월3일 이호준(NC 코치) 전 선수협회장이 당시 불거진 메리트 요청 논란으로 자진사퇴했다. 모두가 ‘수장’ 자리를 거절했다. 전임자의 ‘안 좋은 결말’을 본 선수들은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

       

      이호준 전 회장이 물망에 오른 이대호(롯데)가 고사했고 여태껏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는 없다. 지난 3일 선수협 총회에서 새 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각 구단 대표선수의 의견 차이가 심했다. 투표조차 하지 못하고 총회는 끝났다.

       

      현재 선수협의 실질적인 수장은 비선수 출신이자, 변호사인 김선웅 사무총장이다. 선수들은 김 사무총장에게 회장 대행을 위임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선수들의 ‘돈’을 불리는 데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KBO는 지난 9월 올 시즌부터 FA 선수에 대해 계약금 80억을 넘기면 안 된다는 ‘FA총액상한제’를 선수협에 제안했다. 하지만 선수협의 결정은 거절이었다. KBO가 함께 제안한 최저임금제 인상이나 2군 선수 처우개선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FA 총액상한제와 함께 없던 일이 됐다.

       

      기량에 합당한 금액을 도출할 수 있는 선수의 권리를 규제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지만 야구팬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간 선수들의 몸값은 매 시즌 고공행진이었다. 이대호(롯데·150억원)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김현수(LG·115억원), 최형우(KIA·100억원)도 연이은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5일 SK 잔류를 선택한 최정은 6년간 총액 106억원의 거액을 받게 됐다. 

       

      그런데 선수협의 대처법이 낙제점이다. 지난 10월 선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연봉 적정선에 대해 “4000만원”이라며 환경미화원을 근거로 들었다. 본인들이 육체노동자라며 환경미화원의 연봉을 끌어다붙이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이후 실수를 인정했지만 오점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돌아온 건 그동안 선수들의 몸값이 과평가됐다는 역풍이었다.

       

      상황이 이런데 선수협은 대표는커녕 후보조차 못했다. 내년 1월2일 워크숍에서 재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 분위기라며 여전히 공석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선수협은 1988년 최동원(당시 롯데)의 주도하에 설립됐다. 프로야구 선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2018년 겨울, 현재 선수협은 모습은 유명무실한 친목회 수준에 미치고 있다. 서글픈 현실이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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