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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SK 염경엽 감독의 다짐..."선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진짜 리더십"

입력 : 2018-12-01 12:58:01 수정 : 2018-12-03 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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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가고시마 정세영 기자] ‘염’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2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염경엽 SK 감독은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열리고 있는 마무리캠프에서 사령탑으로 첫 행보를 소화 중이다. 캠프 종료를 하루 앞둔 29일,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염 감독과 꽤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나흘 동안 지켜본 염 감독은 ‘냉철한 결정권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선수 가치가 우선=“선수의 가치를 첫 번째로 생각하고, 이를 빛내는 주는 감독이 진짜 지도자가 아닐까요.” 목표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염 감독은 “감독의 야구보다 선수가 많이 얻을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시계를 되돌려보자. 히어로즈 사령탑을 지낸 2012~2016년 5년 동안 선수들이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경우는 모두 21차례에 달한다. 2014년에는 투타 8개 부문에서 타이틀을 독식했다. 그해 삼성에 아쉽게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내줬지만, 연말 시상식에서는 히어로즈 선수들의 ‘잔치’였다.

 

개인 타이틀 뿐 아니다. 박병호가 2012∼2013년 MVP 2연패를 달성했고 2014년에는 서건창이 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섰다. 염 감독 재임 시절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도 2명(2012년 서건창 2016년 신재영)이다. 같은 기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무려 11명의 선수가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등극했다.

 

사실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의 능력이다. 하지만 벤치의 관리과 운영이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성과가 날 수 없다. 타이틀이란, 선수의 가치를 인정하는 첫번째 기준이다.

 

염 감독은 SK에서도 ‘선수의 가치 향상’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경기에서 전략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가치를 높이고 선수 개인의 커리어를 높이면 승수는 올라간다. 선수와 감독은 서로 주고받는 상관 관계다. 권력을 가지고 행사하는 자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본, 그리고 루틴=‘자기 자신을 알고 하라.’ 마무리 캠프의 슬로건이다. SK는 창끝은 날카롭지만 디테일한 면에서 부족하다. 그런데 염 감독은 당장 많은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대신 이번 캠프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변화를 느끼고 받아들일 시간을 줬다.

 

염 감독은 지난 16일 캠프에 도착한 뒤 매일 밤 선수들과 두 시간씩 개인 면담을 갖고 있다. 효과는 상당하다. 선수들은 “감독님의 말 한마디가 다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염 감독은 “부족한 디테일을 채우기 위해선 선수 개인이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개인의 루틴이 생겨야 팀의 루틴이 생긴다. 그리고 한명의 디테일이 채워져야 팀의 디테일이 채워진다”고 강조했다.

 

●양보다 질=올해 캠프에서 일방적 지시에 의한 움직임은 없다. ‘무조건 많이’가 아닌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했다. 선수들은 감독의 뜻을 알고 움직였다. 염 감독도 소득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와 함께하며 야구관을 정립하고 ‘자신의 야구’를 돌아보면서 스스로 느끼고 얻어가는 마무리 캠프를 만들고 싶었다.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초점을 뒀고, 생각보다 훈련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SK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짜릿한 업셋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팀의 후임 사령탑은 부담이 크다. 잘해야 본전이다. 성적이 떨어지면 비난을 뒤집어쓰게 된다. 염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트레이 힐만 감독과는 지난 2년간 소통을 하고 지냈다. 힐만 감독이 실행하고 있었던 것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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