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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 ‘동영상으로 전한 취임사’ 양상문 롯데 감독의 특별했던 취임식

입력 : 2018-11-26 14:40:28 수정 : 2018-11-26 14: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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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사직 이재현 기자] “일단 동영상부터 보시죠.”

 

감독은 물론 단장까지 거쳤던 ‘베테랑 지도자’ 양상문(57) 롯데 감독은 취임식부터 남달랐다. 양 감독은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롯데의 제18대 감독으로 공식 부임했다. 신임 주장 손아섭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았던, 양 감독은 행사 내내 환하게 웃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독특한 취임사였다. 양 감독은 평소 달변가로 알려져 있었지만, 오히려 말을 아꼈다. 대신 취임사의 첫 마디는 “준비한 동영상으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대신 전하고 싶다”였다.

 

준비한 영상에는 설산을 오르는 어미 곰과 새끼 곰의 모습이 담겼다. 이미 정상에 오른 어미 곰은 아기곰이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모습을 지켜만 볼 뿐, 별다른 도움을 주진 않았다.

 

언덕을 오르다 굴러떨어질 정도로 새끼 곰은 등반을 힘겨워했지만, 갖은 어려움을 극복한 끝에 정상에 올라 어미 곰과 재회했다.

 

영상을 지켜봤던 양 감독은 “어린 곰에겐 많은 생각이 들었을 언덕이었다. 그러나 갖은 노력 끝에 정상에 올랐다. 영상처럼 어미 곰의 위치에서 여러분들을 지켜보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상에 오른 27명의 새끼 곰과 2019시즌을 함께하겠다. 노력과 준비를 많이 하시고 투쟁심을 가져달라. 단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27번째 새끼 곰이 되지 못한다 해도 절망하지 말고, 27번째 새끼 곰이 되어도 안심하지 말라. 지켜야 할 규칙을 어기면 같은 길을 걸을 수 없고, 처절한 노력을 한다면 누구든 다시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짧지만 확실하게 소신을 전한, 여기에 울림까지 안겨준 취임사였다.

 

취임사를 마친 뒤엔 “옆 사람과 손을 맞잡아라”고 지시한 양 감독은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의 길을 가고자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손을 잡도록 했다”며 경쟁은 물론 끈끈한 결속력까지 다질 것을 약속했다.

 

모든 행사를 마친 뒤 “말을 많이 하면 오히려 기억에 남지 않더라”며 웃었던 양 감독은 비시즌 갖은 노력 끝에 정상에 오를 새끼 곰들과 함께 리그를 제패할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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