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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타는 국적기… 아시아나항공 지연율 1위 '불명예'

입력 : 2018-11-14 03:00:00 수정 : 2018-11-13 18: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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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기준 8.6%… 국내항공사 최악
객실 결함 정비지연·이월률 높은 탓
소화 힘든 무리한 비행스케줄도 원인

[정희원 기자] 비행기 탑승 시 가장 짜증나는 경험 중 하나는 항공운항이 지연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국적 항공기 등 신뢰도가 뒷받침되는 항공사를 선택한다. 상대적으로 소통에 제약이 있는 외국항공사나 대체 비행편 비중이 적은 저가항공사(LCC)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대형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택하는 이유다

‘믿고 타는’ 국적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반전이 일어났다. 국적기 양대산맥 중 하나인 아시아나가 2013년부터 5년간 국제선 지연율이 가장 높은 항공사로 꼽혔기 때문이다. 올해 ‘기내식 대란’을 감안하면 아시아나는 최악의 지연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는 화두에 올랐다.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제선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지연율은 8.6%를 기록해 전체 국적항공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항공사별 국제선 항공기 지연율은 평균 6.2%다.

◆항공 지연 사유, 대부분 ‘기체사정’으로 인한 정비

지연 사유로는 항공기 접속과 정비 등 ‘기체사정’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쉽게 말해 ‘혹시 모를 잔고장’을 의미하는데, 결국 정비가 늦게 이뤄져 비행 스케줄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항공기 객실결함 정비이월률도 높은 편에 속한다. 정비이월은 항공사가 항공기 결함을 발견한 즉시 정비하지 않고 미룬 것을 의미한다.

이용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무소속)이 밝힌 ‘2015~2017년 항공사별 객실 결함 정비이월 현황’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6519건의 객실결함 중 2889건(44.3%)을 이월했다. 아시아나 산하 LCC 브랜드의 이월률도 잦은 편이다. 에어부산은 객실결함 685건 중 533건(77.8%), 에어서울은 111건 중 53건(47.7%)을 미룬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항공사 중 객실 정비가 가장 원활히 이뤄지는 곳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총 30만5681건 결함 중 6912건을 이월해 이월률이 2.3%에 그쳤다. LCC 브랜드 중 객실 정비 실적이 가장 뛰어난 곳은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이었다. 8948건 중 321건(3.6%)만을 정비이월했다.

정비지연률이 가장 높은 여객기도 아시아나가 보유한 A350이었다. 탑승규모는 311명이며 총 3988편 중 34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다음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 A380이 총 3만2683편 중 192편이 지연돼 두 번째로 높았다. A380은 최대 495명이 탈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여객기다.

◆정비인력 부족해 ‘잦은 지연·정비이월’

아시아나 및 관련 계열사가 정비이월률이 높고, 이로 인해 지연이 잦은 것은 비행기 대비 정비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와 계열사의 정비인력은 올해 10월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1500명, 에어부산 208명이다. 에어서울은 자체인력을 두지 않고 아시아나항공에 정비를 위탁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정비사가 에어부산 지원과 에어서울 위탁운영까지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위탁정비를 받는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아시아나, 에어부산 등 항공기별 자체점검은 개별적으로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중”이라며 “지난 여름 국토교통부의 고숙련 정비사가 부족하다는 점검 결과에 따라 비정비 인력 가운데 70~80명을 정비인력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가 에어서울의 정비를 대부분 담당하는 것은 맞지만, 아시아나·에어서울 항공기 수를 모두 더해도 국토부 권고안인 항공기 한대당 12명의 인력을 상회하는 17명 수준으로 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리한 항공스케줄, 늦어지는 정비, 결국 지연으로

일부에서는 아시아나의 ‘무리한 비행스케줄’도 지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 8월까지 대한항공과 비교했을 때 항공기 수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노선의 70%를 소화한 바 있다.

능력에 비해 무리한 운항에 지연 경험을 가진 소비자들은 ‘도대체 비행기를 얼마나 뺑뺑이 돌리길래 유독 지연이 심하냐’고 지적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는 항공기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다소 타이트하게 운항스케줄을 운영하다보니 청소·주유·정비 등 준비시간이 빠듯해지는데, 결국 비행기가 지연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도 지난 여름 이와 관련 정비 강화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아시아나 측은 국토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항공기 정비 시간과 예비기 확보를 위해 10월부터 미주·유럽 일부 노선을 감편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10월 감편으로 장거리 기재 1대 예비기가 편성돼 비정상상황에 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전보다 지연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체감되며, 이는 국토부 자료가 나와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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