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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원, 연장 끝 생애 첫 우승…“이번 우승이 골프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시작”

입력 : 2018-11-04 19:16:03 수정 : 2018-11-04 19: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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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민영 선임기자] 4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 앤 리조트 마레·비타코스(파72) 18번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4라운드 연장전 상황.

 

연장전 주인공은 박효원(31)과 이형준(26). 이형준에게는 제네시스 대상이 오락가락하는 진땀나는 순간이었고, 박효원에게는 11년 만에 첫 우승의 기호를 잡느냐 놓치느냐 하는 떨림의 시간이었다. 

 

승부는 세컨 샷에서 결정났다. 이형준의 샷이 홀에서 6.5m 거리에 안착한 반면 박효원의 샷은 홀에서 2m가 채 안되는 거리에 떨어졌다. 이형준의 버디퍼트는 홀을 살짝 비켜갔다. 박효원이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골린 볼은 홀 속으로 빨린 듯 사라졌다. 환호가 터졌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이형준은 주먹을 불끈 쥐고 승리를 만끽했다.  

 

박효원과 이형준은 이날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연장전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선두와 3타차 공동5위로 출발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지훈(32)이 중간합계 9언더파로 단독 1위, 문도엽(27)·김인호(25)·정지호(34)가 7언더파로 공동 2위였다.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이지훈은 더블보기와 보기를 연이어 범하면서 무녀졌다. 전반에 버디 없이 버디 1개를 추가한 이형준은 10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10명이 포진해 있던 공동 1위에서 빠져 나와 단독 1위에 올랐다. 

 

박효원은 전반에 한타를 줄여 현정협(35), 김인호 등과 함께 공동 2위를 지키며 기회를 노렸다. 11번홀(파4)에선 버디퍼트에 실패해 공동 9위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13번홀(파4)에서 버디 사냥에 성공해 다시 공동선두(김병준·석종율·현정협·서형석·이형준·문도엽·이지훈) 그룹에 가세했다. 

 

15번(파5), 16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박효원은 현동협, 이형준과 함께 공동선두를 형성했다. 현동협이 8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사이 챔피언 전 조에서 같이 출발한 박효원과 이형준은 이후 매치플레이를 펼치듯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마지막 남은 두 홀에서 버디를 잡지 못했다. 9언더파 279타로 경기 종료.

 

두 사람은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5명이 함께한 연장전에서도 나란히 탈락한 경험이 있었다. 일주일전 공동 준우승을 한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또 어쩔 수 없이 준우승에 그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 운명의 승자는 박효원이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박효원이 버디를 잡으며 파를 기록한 이형준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데뷔 11년 만이자 144경기 출전 끝에 첫 승 달성이다.  

 

현정협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단독 3위, 디펜딩 챔피언 이지훈은 김병준·서형석·김인호·이지훈 등과 함께 공동 4위(7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이형준은 이번 대회 준우승(600점 추가)으로 바람대로 대상 포인트 1위(4514점) 자리를 꿰찼다. 이형준은 대상 포인트 1위 박상현(35·4412점)과는 498점차였다. 박효원은 대상 포인트 1000점을 추가해 제네시스 포인트 2위(4434점)를 차지했다. 

 

다음은 박효원과의 일문일답.

 

-생애 첫 우승이다. 소감은.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뜻밖의 우승을 거둬 너무 기쁘다. KPGA 코리안투어 데뷔 11년 만에 첫 우승이라 감격스럽기도 하다. 우승 직후 그동안 고생하신 부모님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라 눈물이 나기도 했다.”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사실 오늘 전반에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래서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후반 마지막 5개 홀에서 분명 기회가 올 거라 믿었다. 그리고 찬스가 왔을 때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던 것이 연장까지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사실 지난주도 그렇고 연장 승부를 몇 번 해봤기 때문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챔피언 퍼트가 3.5m 정도 남아 있었는데 들어가는 순간 너무 기뻤다.”

 

-그동안 준우승 5번, 올해만 3번을 했는데.

 

“당연히 매 대회마다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임한다. 아깝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대회들이 많았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준비과정이라 생각했고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 순간을 위해 실력을 잘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열심히 연습했다. 이번 우승이 골프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시작인 것 같다. 골프에 더 매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2위로 등극했다.

 

“1위 이형준과 80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대회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다.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해 유러피언투어에 도전해보고 싶다.”

 

mykang@sportsworldi.com 사진=KPGA 제공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효원.

박효원이 우승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박효원의 18번홀 세컨 아이언샷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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