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병역특례에 대한 인식은 극과 극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크다.
축구계에 ‘병역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팀 수비수 장현수(FC도쿄)는 최근 봉사활동 시간 조작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23일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의혹을 제기했고, 확인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현수에 대한 확인조사를 거쳐 경고와 5일 복무 연장 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도 1일 스포츠 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장현수는 봉사활동을 단순하게 치부했다. 법을 개정해 봉사활동을 추가한 것은 체육요원의 병역특례에 따른 사회 공헌 또는 환원이 주목적이다. 그 목적을 명확하게 인식했다면 이처럼 시간을 조작하는 일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봉사활동 첫 대상자였기에 이번 부정행위가 더 아쉽다. 병역 특례에 따른 봉사활동 서류 조작은 첫 사례지만, 그만큼 체육계 봉사활동이 얼마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는지 확연히 드러났다.
반면 손흥민(토트넘)은 아무도 모르게 국군 장병원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손흥민은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23세 이상)로 합류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대표팀 주장으로 헌신하는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흥민은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특례로 유럽에서의 축구 생활에 탄력을 받을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은 아무도 모르게 육군에 기부금 1억원을 전달했다. 육군본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 기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25일이었지만 손흥민이 기부금을 낸 것은 지난 8월이다.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은 9월2일에 열렸다. 즉 금메달 획득이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서 기부금을 낸 것이다.
기부 금액 자체가 핵심이 아니다. 군 복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인식이 중요하다. 손흥민과 장현수의 사례는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스포츠계 한 관계자는 “과거 모 선수는 ‘내가 열심히 준비해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내 노력으로 병역특례를 받은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더라. 선수에 따라 병역특례를 받아들이는 인식이 전혀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병역특례는 금메달에 따른 권리가 아니라 혜택이다. 그 혜택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까 선수는 고민해야 한다.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병역 특례 혜택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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