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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01 03:00:00, 수정 2018-10-31 18:40:52

    '실적 쇼크'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으로 위기 돌파하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76%↓
    2010년 이후 분기 실적 최저치 기록
    양산형 모델 i30 N·벨로스터 N 통해
    세계모터스포츠대회 등 꾸준히 참여
    이미지 구축 따른 판매 확대도 기대
    • [한준호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의 맏형격인 현대자동차가 최근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래를 위한 새로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28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급감했다. 이는 2010년 이후 분기 실적으로는 최저치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 N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성능 브랜드가 이제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고성능 브랜드 하면 독일차 회사들에서 두드러지는데 메르세데스-AMG, BMW의 M, 폭스바겐 R, 아우디 S가 대표적이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국내에서 전용 서킷을 마련해 드라이빙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모터스포츠와 고성능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고성능 브랜드는 모두 고급 브랜드로도 인식되나 모든 고급 브랜드가 고성능 브랜드인 것은 아니다. 손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모터스포츠 대회 참여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차도 개조해서 모터스포츠 대회에 나갈 수 있지만 주행 성능이 중요한 고성능 차량에는 모터스포츠 대회가 필수”면서 “렉서스나 링컨처럼 캐딜락을 고급 브랜드로만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앞선 두 브랜드와 달리 캐딜락만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고급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고성능 브랜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지향점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출발 시점은 2009년이다. 현대기아차의 남양연구소에서 독자 기술 을 통한 고성능차 개발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WRC(자동차 경주 대회 중 하나인 세계 랠리 선수권 대회) 시범 차량을 제작한 것이다. 이후 2012년 고성능차 개발 조직을 본격 설립하고 WRC에도 참가해 고성능차 기술 개발과 실전 테스트를 했다.

      N 로고는 2013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했다. N은 현대차의 글로벌 R&D센터가 위치한 ‘남양’과 극한의 차량 레이싱 코스이자 현대차의 주행 성능 테스트센터가 있는 ‘뉘르부르크링’의 영문 머리글자(N)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알버트 비어만 전 BMW M 연구소장을 고성능차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각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고성능차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주행 성능 개발과 이미지 구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고성능차 개발이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경우 고수익성을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N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2015년 현대차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N 브랜드의 방향성을 공개했고 현재에 이르렀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개발 담당 사장은 “모터스포츠 참가로 얻은 기술과 경험으로 모든 운전자가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해 현대차의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차량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단순히 모터스포츠 전용차 개발만이 아니라 여기서 확보한 기술들을 일반 양산차 개발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N의 남은 과제와 미래

      근래 들어 N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N의 양산형 모델은 i30 N과 벨로스터 N 등 2종이다. 유럽에서 시판한 해치백 i30 N은 올해 9월까지 4678대나 팔렸다. 기존 i30가 같은 기간 2800대 판매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가 올해 6월 첫선을 보인 벨로스터 N이 9월까지 3개월 동안 719대 판매됐다. 당초 벨로스터 N의 연간 판매목표는 300대였다. 회사 관계자는 “벨로스터 N은 서킷이나 트랙은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주고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일리 고성능차인데 이제 소비자들도 이러한 차의 매력에 눈을 뜬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는 최근 i30 N 라인(Line)을 새롭게 출격시켰다.

      고성능 브랜드는 자율주행과 차량 공유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한 국산차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차량 공유 시대가 되면 차량 소유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차량 판매의 절대 수치는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수입차 마케팅 담당자도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차량을 소유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없어지고 차량 공유경제가 점차 발전하게 되면 미래에는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성능차는 이 같은 위기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고성능차의 가장 큰 강점인 운전의 즐거움에 눈 뜬 소비자들이라면 자율주행과 차량 공유 대신 고성능차 구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 구축까지 성공하면 현대차 미래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

      현대차는 고성능 N 기반의 차량을 꾸준히 세계 모터스포츠 대회에 내보내고 현재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처럼 드라이빙 학교나 서킷 체험 등 소비자들에게 고성능차의 매력을 경험해볼 수 있는 여러 기회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 N은 ‘운전의 즐거움’이 모토”라며 “중장기적으로 현대차의 기술적 역량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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