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담배연기 없는 세상 꿈꾸며 ‘아이코스 권하는’ 필립모리스

입력 : 2018-10-30 03:00:00 수정 : 2018-10-29 15:06:0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정희원 기자] 최근 베일에 감춰진 ‘신상 아이코스’가 공개됐다. 필립모리스는 최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일본에서 신제품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 멀티’를 선보였다.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충전속도가 빨라져 연타가 가능하고, 아이코스3 멀티의 경우 일체형으로 디자인돼 편의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한국필립모리스는 적극적인 ‘렌탈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신제품 출시에 맞춘 ‘월정액 기기&케어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할 경우 아이코스3은 월 1만2300원, 아이코스3 멀티는 월 1만4900원에 만날 수 있다. 아이코스3의 정가는 13만 원, 아이코스3 멀티는 11만 원이다. 기기뿐 아니라 1년간 기기 고장 시 추가 무상교환, 액세서리 바우처 제공, 한정판 및 신제품 출시 때 사전 구매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이로써 주머니 사정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대학생·사회초년생 등도 기존보다도 부담 없이 전자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렌탈시스템은 흡연을 유지하고, 이어가도록 조장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년 동안 매달 통장에서 소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고려하면 ‘아까워서라도’ 이를 끝까지 피우는 소비자가 생길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이에 대해 기존 연초 대신 ‘몸에 덜 해로운’ 담배를 보다 합리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사는 꾸준히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담배의 해악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최선책은 금연”이라며 “하지만 니코틴 중독으로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아이코스가 차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아이코스에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90% 가량 적게 포함돼 있으니 일반 담배보다 낫다는 게 골자다. 결국 아이코스가 훌륭한 ‘담배 대체제’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자칫 ‘완전금연’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는 일이 될 수 있다. ‘월 1만원대의 부담없는 가격으로 덜 해로운 담배를 피우라’는 것은 교묘하게 흡연을 권장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필립모리스 측은 ‘금연은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전제하며, 그렇기 때문에 중간단계를 거치며 서서히 금연해 나갈 것을 권한다. 그런데 궐련형 전자담배 단계를 얼마나 지속해야 하는지, 또는 언제쯤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특별히 없다.

 

최근 흡연의 해로움이 널리 알려지며 당장은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금연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무료로 지원하고, 평일에 찾기 힘든 직장인들을 위한 야간·주말 금연 프로그램도 있다. 병원을 찾아 스스로 챔픽스 등 금연치료제를 처방받는 사람들도 적잖다.

 

의료진의 도움과 주변의 서포트를 기반으로 한다면 굳이 금연을 위해 ‘아이코스 단계’를 거칠 필요는 없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흡연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접한 뒤, 일반담배를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꾸는 게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피울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 연구팀이 지난해 9월 한국에 아이코스가 도입된지 3개월 후 19~24세의 젊은 층 22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아이코스 사용자가 일반담배·IQOS 등을 이중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논문은 올해 8월 영국 의학저널에 게재된 바 있다.

 

대한금연학회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가열담배’로 명칭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회는 더욱이 소속 의료진에게 “금연을 목적으로 가열담배를 흡연자에게 권고하지 말 것”을 교육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담배의 일종으로 아직 첨가물, 독성, 간접흡연 영향 등에 대한 부분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제품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대한금연학회는 모든 형태의 흡연 행위는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주장도 아직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유해성분이 감소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질병 발생률·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우며 유해성분이 덜 배출되거나 간접흡연의 피해가 감소한다는 근거는 아직 불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