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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현장스케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인 힐만 감독과 SK 선수단

입력 : 2018-10-18 09:00:12 수정 : 2018-10-18 09: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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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지난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특히, 투수들의 2루 견제 타이밍 연습에 중점을 둔 훈련이 여러차례 반복됐다. 견제 동작마다 상황을 설정해 놓았고, 투수들의 날카로운 송구가 2루로 향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2루 베이스 뒤편에 자리를 잡은 뒤 투수들의 견제구가 깔끔하게 들어올 때마다 박수치며 선수들의 기를 북돋아 줬다. 마운드에 있던 투수들, 그라운드 밖에서 투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야수들은 좋은 견제가 나올 때마다 박수로 격려했다.

지난 13일 인천 LG전을 앞둔 SK 선수단에는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로 SK와 2년 계약이 끝나는 힐만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발표했다. SK 구단은 지난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기간 힐만 감독에게 재계약 의사를 공식 전달했고, 힐만 감독은 최근 구단 수뇌진에게 “치매 증상이 심한 부모님을 돌봐야 한다. 고향인 텍사스 인근에 있는 팀에서 새 팀을 찾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야구는 정신력(멘탈)에 크게 좌우되는 운동이다. 힐만 감독의 깜짝 선언 이후 포스트시즌을 앞둔 선수단이 동요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선수단은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밝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주장 이재원은 “동요는 없다. 훈련 분위기도 이전과 다른 게 없다. 선수들은 모두 한국시리즈에 올라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생각 뿐이다. 곧 있을 가을 야구에 설레임과 기대만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자체가 워낙 유쾌하신 분이다. 감독님이 가장 무서운 것은 티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이런 모습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투수 박종훈은 “공식 발표 이전에 선수단에 왜 가셔야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저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그런 마음이다. 언젠가는 다시 볼 수 있다고 믿는다. 요즘은 인터넷도 잘 돼 있어 연락이 언제든 가능하다”면서 “오히려 더 웃으면서 가을 야구를 즐기고 싶다. 이게 감독님이 원하는 야구”라고 힘주어 말했다.

 

힐만 감독은 연습을 마친 뒤 “재계약 관련 발표를 한 뒤 선수들에게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이번 가을 야구에서 더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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