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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말’ 조현재 “결혼의 장점? 곁에 늘 이야기 할 사람 있다는 것”(인터뷰 ②)

입력 : 2018-10-16 10:00:00 수정 : 2018-10-16 09: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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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2013년 MBC ‘제왕의 딸, 수백향’으로 서현진과 호흡을 맞췄던 조현재는 공백기 이후 SBS ‘용팔이’(2015)로 악역에 도전했다. 그리고 올해 초 미모의 아내와 아름다운 가정을 꾸린 그는 3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SBS 주말드라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이하 ‘그녀말’)을 선택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그녀말’은 달라진 얼굴에 기억까지 잃어버린 지은한(남상미)이 기억 속의 자신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멜로극. 조현재는 극 중 지은한의 남편이자 비뚤어진 재벌가 엘리트 강찬기 역을 맡았다. 스마트한 뉴스 앵커로 대중의 관심을 독차지 하는, 겉보기는 멀끔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섬뜩하고 이중적인 폭력남편이었다.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조현재는 ‘그녀말’ 촬영에 임했다. 무엇보다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랑이 ‘폭력남편’을 연기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극 중 강찬기는 지하 오디오룸에서 아내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퍼부었고, 반성이라고는 모르는 파렴치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조현재에게는 ‘그녀말’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그래서 더 섬세하고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최근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조현재는 배우로서 활동해 온 지난 시간과 악역의 도전, 그리고 아내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곧 데뷔 20주년이 된다. 지나온 시간을 실감하나.

 

“세월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는 것 같다. 점점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현장에 가보니 더욱 느껴지더라. 스태프들이 나를 대하는 것도 예전과 달라졌다. 나보다 어린 분들이 많은 걸 보며 ‘아, 이제 내가 나이 먹고 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됐다. 그래서 더 편해지는 점도 분명 있다. (프로필에 반영돼 있지 않지만) 연기자로서 첫 데뷔는 ‘카이스트’다. 그 작품으로 이 세상의 욕이란 욕은 다 먹었다.(웃음)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성화 되지 않았는데도 연기력에 대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연기도 그랬지만, 정말 첫 시작이었다.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게 못했다.(웃음) 그냥 국어책 읽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너무 떨리고 어렵던 기억이 있다. 나도 똑같이 그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음 단역이나 엑스트라 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 어려움이 이해가 간다.”

 

-조현재가 꼽는 자신의 ‘리즈 시절’은 언제인가.

 

“‘러브레터’ 전에 ‘대망’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처음엔 조연으로 시작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지면서 점차 주연만큼의 분량이 됐다. 그 다음 작품이 ‘러브레터’다. 사람들이 ‘남자지만 청순하다’고 하더라. ‘대망’은 아픔이 있지만 선한 세자 역할이었고, ‘러브레터’는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신부로서의 포용력을 가진 선한 사람이었다. 둘다 선한 역할이어서 더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 당시 두 작품 모두 눈물 연기가 너무 많았다. 선하고 여리여리한 역이었다. 간혹 (유)승호를 보면 그 시절이 생각난다. ‘러브레터’에서 내 아역이었는데, 그 친구가 성장한 모습을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내가 군대에 가기 전 어느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키가 엄청 커서는 꿈뻑 인사를 하더라. 그때도 지금도 유승호 씨는 꽃미남에 너무 예쁘다. 잘 성장한 승호를 보면서 가끔 회상에 잠기곤 한다.” 

 

-신혼임에도 촬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것 같다.

 

“정말 같이 밥 한 끼 먹기도 힘들었다. 이제 여유롭게 같이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싶다. 우리 부부는 늘 비슷하다. 결혼 전부터 많이 봐와서 그런지 ‘신혼 같다’는 느낌보다 ‘일상 같다’는 느낌으로 지내왔다. 그래도 많이 외로웠을 거다. 그런 부분에 대해 불평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더 고맙다. 나는 내 일에 몰입할 수 있지만, 배우의 아내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직업상 나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있고 일상 생활을 못하다보니 그런 점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했다. 그리고 아내는 그걸 이해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 더 고맙다.”

 

-결혼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나.

 

“내 삶을 돌아봤을 때 가족이라는 건 정말 좋다. 친구가 많은 타입도 아니라 결혼 후 좋은 건 늘 옆에 이야기 할 사람이 있다는 거다.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모임에 나가는 성격이 못 돼서 혼자 다니는 게 익숙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는 굳이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참 좋다. 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서 자식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내와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라고.

 

“일부러 시나리오도 읽어보라고 권하곤 한다. 연기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지만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재미는 있는지 주변 지인들에게도 묻는다. 결정은 내가 하지만 대중의 시선이 어떤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트렌드를 일부러 챙긴다기 보다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방면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서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다양한 직업군의 친구들을 많이 만나려 하는 편이다. 거기서 받는 영감도 많다. 사실 20대에는 가리고 다니느라 바빴는데 점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많이 변화하고 있다.”

 

-다음 작품도 악역을 선택할 궁금하다. 어떤 장르를 생각하나.

 

“나에겐 무뚝뚝한 면도 많이 있다. 나를 잘 아는 지인들은 남자 같은 면이 많다고 한다. 친구들은 내 욱하는 모습을 보기도 해서 ‘너는 조식의 보스나 깡패 역할도 잘 어울릴 거다’ ‘코믹도 해봐라’라고 말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밝은 장르를 해보고 싶다. 나만의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재밌는 요소들이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또 지금보다 더 지독한 악역도 해보고 싶다. 어떤 역할의 문제가 아니라 작품 속에 캐릭터로 녹아있고 싶다. 작품 안에 내제 돼 있는 색을 가진 그런 역할이 좋다. 앞으로 찾아가야 할테지만 강찬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안해본 것들이 더 많다. 나에게 ‘그녀말‘은 또 다른 시작 같다. 더 넓은 다양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해 보이는데.

 

“20대 후반부터 변화에 대한 욕구가 컸다. 정말 좋은 드라마를 거절하고 택한 작품이 영화 ‘GP506’(2007)이다. 당시에 영화를 택하면서 거절한 대박 작품들이 있다. 그 선택이 후회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내 배우 생활을 천천히 바라보면 아깝지 않더라. 당시의 명성과 부만을 생각한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나는 차근차근 변화하고 싶다. 배우로서 욕심이 있다면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 뿐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성형을 안 했다는 것. 그게 나의 매력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웃음) 너무 오랜만에 나오다보니 간혹 너무 늙었다는 댓글이 있더라.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섭섭했는데, 생각해보니 당연한 거였다. ‘당연히 늙었지. 내가 아직 20대 같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공백기가 길어지면 당연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30대 후반이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나는 나이 먹는게 좋다. 그 나이대로 보이는 것도 좋아보이고, 잘 늙고 싶다. 굳이 성형을 하거나 내 외모를 계속 어려지게 하는 것 보다는 현재의 나이를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만나보고 싶다. (지금도) 연륜있는 아저씨 같은 역할이 어울리지 않을까. 지금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멜로, 지금까지와 또 다른 멜로가 욕심나는 이유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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